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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숨진 남편 이름으로, 여경은 37년 퇴직금을…기부 사연들

경남모금회 한철수 회장 "떳떳한 기부 자리잡아…100명 채우겠다"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개인기부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려 2007년 12월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를 설립했다.

1억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기부 약정을 해야만 회원이 될 수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채 10년이 채 못되는 기간에 전국적으로 1천386명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하 아너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중 올해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27%에 육박하는 374명에 달한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 고액 기부는 크게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경남 역시 주력산업인 조선업 불황과 기계공업 침체로 어느 때보다 경제상황이 좋지 못했지만 역대 어느 해보다 많은 아너 회원이 올해 탄생했다.

경남 전체 아너 회원 87명중 21명이 올해 신규 회원이다.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64·고려철강 대표이사)은 "개인 기부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점이 고액 기부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 역시 2010년 8월 1억원을 기탁한 아너 회원이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17 image@yna.co.kr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17 image@yna.co.kr

"옛날에는 개인 기부문화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떳떳하게 번 돈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자발적 기부를 하는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시대적 변화도 있지만 한 회장의 개인적인 노력도 아너 회원 확대에 큰 몫을 했다.

"제가 컴퓨터를 잘 못 다룹니다. 그래서 지난해 선·후배라든지 아는 사람들 중 조금 여건이 되는 분들에게 자필로 기부를 권유하는 편지를 100여통 정도 써 우편으로 보낸 적이 있어요"

예를 들면 "김 사장, 이젠 돈은 충분히 벌었으니 남을 돕는 일을 해볼 때가 된 것 같네"라고 권유하는 식이다.

한 회장은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편지를 받은 사람들 중 3명이 아너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며 "'지금은 못해도 다음에 기회되면 꼭 하겠다'고 답장을 준 분들도 있었죠"라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아너 회원들이 기부 약속을 잘 지킬까.

한 회장은 "한번에 1억원을 기부해도 되지만 5년안에 1억원을 모두 내면 됩니다"라며 "기부 약속을 한 뒤 어기는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매달 200만원씩 적금을 넣어 기부할 돈을 마련하는 회원도 있다.

1억원이 한번에 내기에 큰 돈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형편 되는데로 5년안에 나눠내면 부담이 덜된다고 한 회장은 강조한다.

그는 꼭 돈이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도 아너 회원이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기부 문화가 많이 좋아졌지만 기부자들이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기부자 중에 기업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을 향해 '회사 직원들이나 돕지, 왜 남에게 신경쓰냐'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어요. '내가 더 어려운데 왜 나는 안도와주냐'고 친인척들로부터 볼멘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제 기부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찬찬히 설득합니다. 그러면 가족들도 나중에 동의를 해 줍니다."

아너 회원 중 1명은 서울에서 전세살이 하는 자녀들이 흔쾌히 동의해 기부를 실행에 옮길수 있었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17 image@yna.co.kr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한철수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2.17 image@yna.co.kr

한 회장은 고액 기부를 일단 실천하면 기부자들의 삶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일단 본인들이 제일 행복해 합니다. 회원 가입식 때 감격하고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서 '정말로 기부를 하길 잘했다. 왜 진작 안했나 후회가 된다'고 말을 하는 분들도 여러명입니다"

그는 올해 아너 신규 회원 가운데 기억에 남는 회원이 여러명 된다고 말했다.

올해 5월에는 병으로 숨진 남편 뜻을 받들어 아내가 남편 이름으로 기부를 한 사례가 있었다.

이 여성은 54살에 세상을 떠난 남편을 기려 남편이 경남 54번째 아너 회원이 되게 해 달라고 특별히 부탁했다.

아들과 딸도 어머니 결정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얼마전엔 한 기업인이 아버지 장례를 치른 후 모인 부의금에 자기돈을 합쳐 아버지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하고 내친김에 자신도 1억원을 내기로 해 부자(父子) 아너 회원이 됐다.

한 여성 경찰관은 37년간 근무한 경찰을 퇴직하면서 받은 퇴직금 1억원을 기부약정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상이군경 출신으로 '아너 회원이 꼭 되고 싶다'며 모금회 사무실을 찾아오는 분과 몸이 아픈 분도 아너 회원 가입을 했다"며 "몸이 아프셨던 분은 기부 얼마 뒤 돌아가셨다"고 털어놨다.

그는 "기업하는 분들도 '회사가 더 어려워지기 전에 지금 꼭 가입해야겠다'며 찾아오곤 한다"고 귀띰했다.

다양한 사연의 아너 회원들.
다양한 사연의 아너 회원들.왼쪽 위부터 숨진 남편이름으로 아너 회원에 가입한 여성, 부자(父子)가 함께 가입한 남성. 미국 교포출신으로 고향으로 돌아와 아너 회원이 된 남성, 경찰관으로 37년 퇴직후 퇴직금을 기부한 여성.

고액 기부가 '돈자랑'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과거엔 그런 시선 때문에 익명으로 돈을 내는 사례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한 회장은 요즘인 경쟁적으로 기부를 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저 사람도 냈는데 더 형편이 좋은 내가 못낼 이유가 있나'하는 경쟁심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익명으로 돈을 내려는 사람들에게는 기부 문화 확산에 꼭 필요하니 이름을 공개하라고 설득도 합니다."

한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그는 "경남 지역 아너 회원 100명을 꼭 채우고 싶다"며 "현재 87명까지 나왔으니 13명만 가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100'이라는게 상징적인 숫자여서 100호 아너 회원을 하겠다는 사람은 많습니다"라며 "88호부터 99호까지는 열심히 뛰어 채우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seam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2/18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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