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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 축제같은 시위로 탄핵축하…'서울의 봄' 요구"

송고시간2016-12-11 10:49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 시민 반응 소개…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우려도

탄핵 이후 촛불집회 상황을 전한 외신들 [각 사이트 캡처]
탄핵 이후 촛불집회 상황을 전한 외신들 [각 사이트 캡처]

(도쿄·베이징·서울=연합뉴스) 최이락·심재훈 특파원, 김용래 기자 = 외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10일 열린 7차 촛불집회가 축제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들은 특히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시민들의 반응을 집중 소개하고 헌법재판소의 심리와 대선 일정 등 한국 정치에 현안이 산적했고,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대규모 집회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축제 같았고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검찰 수사를 받을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12년 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뒤 수천명의 군중이 노 대통령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여했지만, 오늘은 반대로 시민들은 자부심이 넘쳤고 망가진 한국의 민주주의를 매주 대규모 집회를 통해 손수 바로잡았다고 믿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헌재 심리와 관련해서는 "2004년엔 탄핵에 이를 만큼 사안이 위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탄핵안을 기각했지만, 이번에는 혐의가 훨씬 중대하므로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여겨진다"고 전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탄핵 이후 박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열렸다며 집회소식을 전했다. 별도 영문 피처 기사를 통해 현대사에서 한국 시민들은 새 시대를 향한 희망이 군인들의 독재에 빼앗기는 것을 목격해왔다면서 "거리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새 시대를 의미하는 '서울의 봄'이라는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톈안먼 사태 언급을 금기시하는 중국 관영언론이 다른 나라의 민주화 투쟁과정의 대규모 시위의 역사를 자세히 짚은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의 환구망(環球網)은 이날 집회에서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혈서까지 등장했다고 주목했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등 다른 중국 매체들도 한국의 탄핵 정국을 자세히 전했다.

세계한인민주회의 베이징 지부는 10일 베이징에서 박 대통령 탄핵 결의 기념 및 조기 탄핵 쟁취를 위한 모임을 하며 즉각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NHK, 아사히 등 일본 언론도 탄핵안 가결 이후 촛불집회 소식을 전했고, 박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나 구속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NHK는 "참가자들은 '국민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며 탄핵 가결을 기뻐했다"며 "야당이 박 대통령에 대한 혹독한 여론을 의식해 정부·여당과 대립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으면 국정 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BBC 방송도 탄핵안 가결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한복판에 수만 명이 운집해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탄핵에 기뻐하는 시위대 외에도 탄핵에 반대하는 1만5천여 명의 박대통령 지지자도 집회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의 정치지형 변화가 한미관계와 남북관계 등 동북아 정세에 미치는 함의를 분석했다.

CNN은 "한국은 지역의 린치핀(핵심)이자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으로, 박 대통령이 사퇴한 뒤 대선 결과는 아시아와 그 너머까지 안보와 경제에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특히 진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우선순위가 바뀌어 지역의 균형이 이동할 수 있다면서 "한국의 진보정권은 북한 제재에 집중해온 박근혜 정부와 달리 북한을 외교적으로 좀 더 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반대해 온 중국 쪽에 한국이 더 가까이 다가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별도 사설에서 한국인들이 부패가 경제성장의 필요악이라는 인식을 정치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NYT는 '한국의 신뢰 회복'이라는 9일자(현지시간) 사설에서 "한국인이 탄핵안 가결 뒤 거리에서 축하한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이런 방식의 대통령 임기종식은 사실 그리 축하할 만한 일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장기간의 군부독재를 이끈 박정희의 딸이라고 지적하고 "그에게서 민주적이고 부패에서 자유로운 버전의 박정희를 본 많은 한국인이 배신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NYT는 "박 대통령의 곤경은 한국 정치시스템 결함의 징후"라면서 "한국인들은 분노와 울분을 분출한 이후엔 부패가 경제성장의 불가피한 대가라는 인식을 정치에서 청산하는 어려운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인 박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성향은 항상 우려의 대상이었다. 아버지의 나쁜 점만 물려받고 좋은 점은 물려받지 못했다"며 "그가 국가를 강압적으로(with a heavy hand) 통치했고 이는 한국에 이득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FT는 이런 평가와 함께 한국의 3분기 성장률이 2.7%로 내려앉았고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있으며 수출은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특히 박 대통령의 '은둔자적' 성격을 집중 조명한 뒤 "헌재가 탄핵안을 심리하는 동안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은 유년시절을 보낸 집(청와대)의 담벼락 뒤에 기거하며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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