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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빌라 가스폭발 후 8개월…"건물은 복구됐어도 악몽은 여전"

송고시간2016-12-10 09:00

3층 건물 일부 철거되고 지난 8월 주민 모두 복귀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가스 폭발사고 8개월여만인 10일 다시 찾은 대전 동구 한 빌라는 사고 이전의 평온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부서졌던 빌라 외벽을 모두 복구하고 새로 페인트칠까지 해 유리와 건물 파편 등이 널브러져 전쟁터 같았던 당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3월 29일 오후 1시 55분께 이 빌라 3층에서 '펑'하는 굉음과 함께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의 흔적
폭발의 흔적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지난 3월 29일 오후 대전 동구 한 빌라에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건물이 완전히 부서져 있다.

폭발로 건물이 흔들리면서 외벽 일부가 무너졌으며, 폭발 장소인 3층은 폭격을 당한 듯 구멍이 뻥 뚫렸다.

빌라로부터 50m 떨어진 상가의 유리창까지 부서질 정도로 폭발 위력은 컸다.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추후 경찰조사 결과 사고 3시간 전인 오전 11시께 이 빌라 3층에 사는 A(60)씨가 가스레인지를 청소하면서 가스누출 차단을 위한 중간 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청소를 마친 뒤에도 A씨가 호스를 연결하지 않아 중간 밸브를 통해 도시가스가 집 전체로 누출됐고, A씨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려고 라이터를 켜는 순간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이 사고로 A씨 등 2명이 화상을 입고, 빌라 주민 등 1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폭발의 흔적
폭발의 흔적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지난 3월 29일 오후 대전 동구 한 빌라에서 가스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건물이 완전히 부서져 있다.

주민들은 인근 교회 등 임시 숙소나 친척집 등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A씨 집과 비교적 떨어진 가구 주민들은 며칠 뒤 집에 돌아갈 수 있었지만, 폭발 장소에서 가까운 4∼5가구 주민들은 8월에야 이곳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폭발 위력이 워낙 큰 데다 건물이 지은 지 34년이나 돼 붕괴 위험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구청 등에서 정밀 안전진단을 하고, 복구하는 데까지 4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안전진단 결과 A씨 집 등 3층 일부가 보수할 수 없을 만큼 부서진 것으로 판단돼 철거됐다.

동구는 시에서 지원금을 받아 벽체 보강, 균열 보수 등 작업을 했고, 시민의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적십자사 재난심리지원센터 요원들이 파견돼 이재민의 마음을 보듬었고, 동구 자원봉사회, 새마을부녀회, 용전동 통장협의회, 대한적십자사 등 소속 자원봉사자가 돌아가며 이재민들의 끼니를 챙겨줬다.

빌라 건물이 복구됐고 시간이 흘렀음에도, 주민들은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복구된 모습
복구된 모습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폭발사고 8개월여 지난 10일 대전 동구 빌라가 복구돼 있다. 빌라 3층 일부가 철거돼 있다. 2016.12.9

주민 B(76·여)씨는 "친구와 동네 산에 갔는데, '펑'하고 큰 소리가 들려 무슨 일 났는가 하고 내려와 봤더니 우리 집이 무너져 있었다"며 "며칠 지나 집으로 돌아왔는데, 깨진 유리창을 머리맡에 두고 제대로 잠 들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폭발 때 빌라 안에 있었던 주민 C(65·여)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넉 달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의 집은 훼손 정도가 심해 보수 공사를 마친 8월까지 원룸을 구해 지냈다.

C씨는 "자꾸 사고 났을 때 생각이 나고 가슴이 떨리고 숨이 차 정신과 치료를 4개월이나 받았다"며 "아직도 문득 생각이 나지만, 몸을 다치지 않은 게 다행이라 여기며 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폭발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A씨는 파손 정도가 심해 집이 철거된 터라, 이 빌라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1월 법원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박창제 부장판사)는 과실 폭발성 물건 파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호스가 분리된 상태임을 잊은 채 담뱃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도 이 사고로 심하게 다쳐 앞으로도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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