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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데이터센터 르포> 구글의 서버 '바람'이 움직인다

송고시간2016-12-06 23:00

"구글 재생에너지 95% 풍력 의존, 5%가 태양광"

메이스 카운티 구글 데이터센터의 내부 [구글 제공]
메이스 카운티 구글 데이터센터의 내부 [구글 제공]

(툴사<미 오클라호마주>=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오클라호마주 툴사까지는 무려 8시간 가까이 걸렸다. 시차가 두 시간이 나는 장거리일 뿐 아니라, 워낙 소도시여서 직항이 없기 때문에 가장 빠른 환승 비행기를 탔을 때 걸리는 시간이다.

미국 중남부에 있는 오클라호마는 바람의 도시로 유명하다. 기복이 없는 대지가 끝도 없이 펼쳐지는 대평원에는 매년 3월부터 8월까지 엄청난 바람이 불어온다. 지난 2013년에 불어닥친 토네이도는 18일 동안 이 지역의 전력공급을 끊어놨고, 수많은 재산과 인명 피해를 냈다고 기자를 공항에서 호텔까지 태워다 준 우버 택시기사는 말했다.

'바람의 주' 오클라호마의 메이스 카운티에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구글 데이터센터가 있다. 웹 검색, 번역, 유튜브,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가 24시간 365일 돌아가고 있는 IT 기업의 심장부가 바로 데이터센터다. 메이스 카운티 데이터센터는 미국 중서부 지역의 서비스를 담당한다.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의 두뇌 역할을 한 곳이 바로 이곳 데이터센터 서버라는 얘기가 돌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글은 지난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전 세계에서 6명의 기자를 이 센터로 초청했다. 한국의 연합뉴스,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IT 전문매체 '더버지', 일본의 닛케이, 브라질과 멕시코의 언론사 테크 전문 기자들이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흔치 않은 구글의 데이터센터 공개에 응했다.

초겨울의 메이스 카운티 기온은 영상 4도였지만 차가운 공기를 가득 실은 매서운 바람은 체감온도를 영하로 끌어내렸다. 드넓은 평원에 덩그렇게 들어선 데이터센터의 벽면에는 알 수 없는 형상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제니 오델 이라는 디지털 아티스트가 구글맵에서 모은 위성 이미지로 만든 콜라주라고 현지 직원은 설명했다. 오델이 설계했고, 직원들이 크레인을 타고 오르내리며 색상을 칠해 지난해 5월 완성된 이 대형벽화는 구글이 '데이터센터 벽화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한 사업이었다.

오클라호마 메이스 카운티의 구글 데이터센터[구글 제공]
오클라호마 메이스 카운티의 구글 데이터센터[구글 제공]

데이터센터 측이 가장 먼저 기자들에게 강조한 것은 "보안과 안전"이었다. 사진촬영은 허가를 받지 않으면 모두 금지됐는데 허가된 곳이 거의 없었다. 이 센터의 안전총괄 매니저는 "만약 데이터센터에 문제가 생기면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다. 우리가 최고의 보안 등급으로 데이터센터를 지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안전요원만 200여 명에 달하며 24시간 보안 체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날아온 조 카바 데이터센터 담당 수석 부사장과 네하 파머 에너지전략 팀장, 크리스 말론 데이터센터 수석 엔지니어 등이 브리핑을 통해 "2017년부터 전 세계 모든 구글의 데이터센터와 사무실의 사용 전력이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들은 구글 엔지니어들이 가장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결국 업계 평균 수치보다 50% 이상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하게 됐다"는 '말의 성찬'을 늘어놓았다.

옆에 앉아있던 더버지 기자는 "모두들 자기네가 최고라고 한다. 그러나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귓속말을 했다. 재생에너지 활용은 미국의 IT 자이언트들이 가장 우선순위를 두는 프로젝트들 가운데 하나다. 친환경적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뿐 아니라, 실제로 에너지 비용 절감에 기업의 명운이 달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애플은 지난 2012년 재생에너지 전환을 약속한 이후 현재 데이터센터 가동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 역시 지난 2009년 전면적 재생에너지 활용을 약속한 이후, 2013년 북극에 인접한 룰레오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데이터센터"라고 광고했었다.

브리핑이 끝난 뒤 냉각시설을 둘러봤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는 냉각기술이 관건이다. 데이터센터 내부를 잇는 수천 미터의 도관을 따라 흐르는 냉각수는 섭씨 37.7도로 온도가 올라가면 냉각기로 보내진다. 외부로 열기를 빼내는 12대의 대형 팬이 설치된 냉각기에서 21도가량으로 온도가 떨어지면 다시 파이프를 통해 데이터센터로 투입되는 언뜻 보면 간단한 시스템. 그러나 한 치의 오차 없이 온도를 맞추고 일정하게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했다.

냉각기가 설치된 옥상에 올라가니 대형 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영하에 가까운 차가운 날씨인데도 훈훈함이 느껴졌다.

정작 서버가 있는 센터 내부는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기자들은 대형 버스에 태워져 자동차로 2시간 30분가량 서쪽으로 이동했다. 드넓은 벌판에 3각 날개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는 '윈드 팜(바람 농장)'이 펼쳐졌다.

구글 오클라호마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공급하는 '밍크2 윈드 팜'[구글 제공]
구글 오클라호마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공급하는 '밍크2 윈드 팜'[구글 제공]

밍크라는 지역의 이 윈드 팜은 미국의 풍력 발전 개발업체인 넥스테라가 운영한다. 구글은 지난 2011년 4월 넥스테라와 20년간의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면서, 이곳에 '밍크 2'로 불리는 윈드팜 건설 자금을 지원했다.

1.6 메가와트(MW) 윈드 터빈 63개가 설치된 '밍크 2'가 바로 기자들이 도착한 곳이었다. 108MW의 전력공급 능력을 갖춘 밍크 2는 메이스 데이터센터 전력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높이가 무려 80m에 달하는 터빈의 내부는 넓은 원형 방처럼 생겼고, 날개가 있는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구조였다. 회전 날개가 바람의 운동에너지를 회전력으로 변환시키고, 그 회전력을 증폭시켜주는 증속기와 DC 직류전기를 교류로 변환하는 전압 변환장치에 의해 전력이 생산, 공급되고 있었다.

"구글이 매입하는 재생에너지의 95%가 풍력 에너지입니다. 나머지 5%가 태양광이고요."

조 카바 수석부사장은 그제야 이곳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바람의 힘으로 구글의 서버는 돌아가는 것이군요?" 기자가 물었다. "그렇다고 해야지요. 바람이 없으면 구글은 움직일 수 없습니다."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왜 바람의 주 오클라호마에 건설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한순간에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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