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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향한 '진격의 거인' 윤성빈, 우상까지 앞질렀다

송고시간2016-12-04 11:08

세계랭킹 1위, 소치 금메달 따돌리고 시즌 첫 월드컵 우승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 희망 '무럭무럭'

윤성빈
윤성빈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전 정말 두쿠르스를 좋아하는데 그 선수는 저한테 인사도 안 해줘요. 제 우상인데 말이죠."

한국 스켈레톤의 '간판' 윤성빈(22)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뒤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드러낸 적이 있다.

두쿠르스는 세계 스켈레톤의 절대 강자다. 10년 가까이 세계랭킹 1위다.

윤성빈의 볼멘소리를 들은 한국 대표팀의 리처드 브롬니 코치는 "아무래도 올림픽 생각도 하다 보니 그렇지 않겠느냐"며 타일렀다고 한다.

윤성빈은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2위로 마쳤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썰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출신으로 이룬 기적 같은 성과다.

아무리 두쿠르스지만, 턱밑까지 추격한 20대 초반의 젊은 윤성빈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견제'의 보다 근본적인 배경은 따로 있다.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는 다른 어느 스포츠 종목 이상으로 '경기장 적응도'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스켈레톤 선수는 머리가 앞쪽을 향하도록 썰매에 배를 대고 누워 1,000~1,500m의 트랙을 내려온다.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눈 감고 썰매를 탈 수 있을 정도로 트랙이 익숙한 경쟁자를 당해내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런 이유에서 두쿠르스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선수에 밀려 모두 은메달에 그쳤다.

이러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홈'도 아닌 북미와 유럽 트랙에서 무서운 기량을 과시한 윤성빈이 달가울 리 없다.

4일(한국시간) 캐나다의 휘슬러 경기장.

2016~2017시즌 첫 메이저 경기인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1차 대회가 열렸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윤성빈이었다.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두쿠르스는 4위에 그쳤다.

윤성빈
윤성빈

(연합뉴스 자료사진)

윤성빈이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올해 2월 5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월드컵 7차 대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세계 스켈레톤 역사에서 아시아 출신으로 금메달을 딴 선수는 윤성빈이 유일하다.

지난 시즌 8차례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개를 수확한 두쿠르스는 올 시즌 첫 대회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스켈레톤은 0.01초 차이로도 순위가 바뀐다. 두쿠르스(1분46초26)는 이번에 윤성빈(1분45초86)보다 0.4초 뒤졌다.

이런 저조한 성적이 눈에 띄지 않은 미세한 실수 때문인지, 아니면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 탓인지는 앞으로 더 두고 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이번 대회 결과 어느덧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에서 윤성빈이 두쿠르스를 비롯한 경쟁자들을 압도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점이다.

윤성빈은 "스타트할 때 관중이 열광하는 그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관중이 열광하면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해서 기록이 단축된다"고 말한다.

한국 관중으로 가득 채워질 평창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스켈레톤이라는 종목 자체를 낯설어하는 한국인이 대부분이었다.

윤성빈의 타고난 재능과 피나는 노력에 올림픽을 앞두고 정부와 기업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어느덧 스켈레톤에서 올림픽 금메달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윤성빈과 두쿠르스(가운데)
지난 시즌 윤성빈과 두쿠르스(가운데)

(AP=연합뉴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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