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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비리 눈감고 '사익 추구' 강만수 구속기소

송고시간2016-12-04 09:00

권력·지위 활용해 지인 업체 110억대 투자 몰아줘

檢 "강만수-남상태 유착 속 대우조선 부실 막을 기회 놓쳐"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재직 당시 남상태(66·구속기소)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지인이 운영하는 부실업체에 거액의 투자를 종용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경영·재무 리스크를 관리·감독하기는커녕 개인적 이해관계에 휘둘려 기업의 부실을 키운 셈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정부와 대우조선이 지인 김모(구속기소)씨가 대표로 있는 바이오에탄올 업체 '바이올시스템즈'에 총 110억여원을 투자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강 전 행장을 구속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강 전 행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직권남용 권리방해행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2011∼2012년 김 대표의 부탁을 받고 당시 대우조선 최고경영자로 있던 남 전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바이올시스템즈에 44억원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애초 강 전 행장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80억원대 투자를 요구했다. 남 전 사장은 마지못해 지분 투자 명목으로 9억9천600만원을 내줬다.

김 대표는 대우조선측에 추가 투자를 요구했지만 당시 대우조선 실무진이 '사업성 및 경제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반대하자 다시 강 전 행장에 기댔다.

2007년 처음 알게 된 강 전 행장과 김 대표는 수년간 사적 모임을 함께 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 전 행장은 2012년 1월 남 전 사장에게 바이올시스템즈에 대한 추가 투자를 재차 요구했고 남 전사장은 '명예로운 퇴진'을 허락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산업은행이 검토해온 '상근감사제' 도입을 포기하고 후임 대표이사로 자신의 측근인 고재호(61·구속기소) 당시 사업부문장(부사장)을 선임해달라는 것이었다. 재임 시기 저지른 자신의 비리를 감추려는목적이었다.

강 전 행장은 바이올시스템즈에 44억원대 추가 투자를 성사시키는 대가로 이를 모두 들어줬다.

그무렵 그는 경영컨설팅팀으로부터 '대우조선의 감사 기능 부실', '이중장부에 의한 분식회계 가능성', '특정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남상태 14가지 경영 비리' 등의 보고를 받고 비리의 상당 부분을 파악한 상태였다. 하지만 어떤 민·형사상 조치나 문책도 취하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남 전 사장은 오히려 퇴임 후 상임 상담역으로 재고용돼 급여는 물론 운전기사와 사무실을 제공받고 대우조선이 보유한 거제대의 학교법인인 세영학원 이사장으로 계속 재임하는 '호사'를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강 전 행장과 남 전 사장 간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고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대우조선의 투자금은 전액 손실로 처리됐다.

이러한 부조리한 거래 이면에는 이른바 두 사람 사이에 설정된 '갑을 관계'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 남 전 사장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총독'이라는 이름으로 강 전 행장의 전화번호를 저장해뒀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최고 실세인 동시에 대우조선 임직원의 '명줄'을 쥔 강 전 행장의 위세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 전 행장과 남 전 사장 간 유착 속에 대우조선의 부실을 막을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강 전 행장은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에 압력을 넣어 바이올시스템즈를 '해조류 에탄올 플랜트 사업' 부문의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해 66억7천만원의 정부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그는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자 대통령 경제특보로 있었다.

바이올시스템즈는 한 달 전 과제 입찰에서 사업수행 능력 및 경제성 부족 문제로 탈락한 상태였다.

이에 강 전 행장은 지경부 담당 공무원을 불러 재평가를 통해 바이올시스템즈를 선정하라고 압박했고 해당 공무원은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이례적으로 평가 결과를 뒤집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부지원금 역시 전액 손실로 묶여 고스란히 혈세 낭비로 이어졌다.

검찰은 산업은행 부당 대출 의혹, 고교 동창 임우근(68)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 차후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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