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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쇼크에 글로벌머니 신흥국 엑소더스…亞주식서 최대 썰물

송고시간2016-12-04 05:51

11월 亞7개국 증시서 외국인 순매도 86억불…채권시장도 자금 이탈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자금 엑소더스가 집중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팔아치운 주식은 1년 3개월 만에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을 시작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자금 이탈이 거세다.

◇ 글로벌 머니 신흥국서 빠진다…한국 등 亞주식서 1년3개월만에 최대 썰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P=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AP=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국제금융센터와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이후인 11월 10일부터 같은달 말까지 3주간 신흥국 주식펀드에서는 73억 달러, 채권펀드에서는 97억 달러가 각각 순유출됐다. 순유출액은 17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른다.

외국인 자금은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신흥 유럽이나 아프리카, 중동지역 유출규모는 소폭에 그쳤지만 아시아지역은 타격이 컸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가 당선된 지난달 한 달간 한국,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7개국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모두 86억5천300만 달러 빠져나갔다.

이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급격히 절하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던 작년 8월 102억3천만 달러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규모다.

외국이 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국가는 대만으로 모두 32억4천400만 달러가 순유출됐으며 인도에서도 25억5천900만 달러, 태국에서는 10억4천400만 달러가 각각 빠져나가 유출규모가 컸다.

한국에서는 4억3천6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미국 대선 이후 자동차 등 주요부문 수출 부진 우려로 셋째 주까지는 유출규모가 12억2천만 달러에 달했으나 이후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자금이탈 규모가 축소됐다.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미국을 필두로 한 선진국 주식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PFR에 따르면 11월 10~30일 3주간에 걸쳐 선진국 주식펀드로는 410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북미 주식펀드로의 유입액이 408억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증시에서 3대 주요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유례없는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 글로벌 채권시장서 자금 엑소더스…채권투자자 26년만에 최악 손실

'트럼프발 금리 공포'…주식 대신 채권 '요동'(CG)
'트럼프발 금리 공포'…주식 대신 채권 '요동'(CG)

[연합뉴스TV 제공]

전 세계 채권에서도 돈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

EPFR에 따르면 11월 10~30일 글로벌 채권펀드에서는 311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선진국 채권펀드에서 215억 달러, 신흥국 채권펀드에서 97억 달러가 각각 빠져나갔다.

선진국 중에서도 북미 채권펀드에서 122억 달러가, 서유럽 채권펀드에서 76억 달러가 각각 이탈했다.

이같은 자금 이동의 배경에는 치솟는 채권금리가 있다. 미국 10년물 채권금리는 미 대선전 1.8%대에서 이달 초 2.5%까지 무려 0.7%포인트 치솟았다.

전 세계 채권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채권시장이 내리막으로 들어서면서 26년 만에 최악의 한 달을 보냈다.

채권투자자들이 지난 11월 한 달간 입은 손실은 2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될 지경이다.

24개 선진·신흥시장 채권을 아우르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글로벌 총 수익 지수의 시가총액은 11월에 1조7천억 달러(약 1천992조원) 줄어들었다.

이 지수는 11월 한 달 동안 3.97% 하락하면서 1990년 이래 약 26년 만에 가장 큰 월간 낙폭을 보였다.

◇ 强달러 기반 트럼프쇼크 이어질까…"신흥국 위기 고조 우려"

달러화와 파운드화[연합뉴스 자료사진]
달러화와 파운드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같이 신흥국과 채권시장에서 나타난 대대적인 자금유출의 배경에는 트럼프 쇼크와 함께 촉발된 달러화 강세가 있다.

트럼프 취임 이후 인프라투자 확대 등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달러화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2005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 수준에서 횡보 중이다.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압력을 높이고, 대외채무 부담을 가중시켜 신흥국 리스크를 고조시킨다.

국제금융센터 김권식 신흥시장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과 일본계 은행들은 달러강세 시기에는 신흥국 대출을 축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영향으로 주요국의 양적완화 당시 유입된 자금이 선진국으로 환류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취약국을 중심으로 안정적 외환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미 내년 아시아지역에 달러 부족 사태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당선 이후 아시아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급감했다면서 내년에 이 지역의 달러화 유동성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타격을 받아 무역흑자 폭이 축소되고 아시아지역에 묶여있는 미국 기업들의 이익금이 본국으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 소시에테제네랄 등도 최근 아시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에서 내년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제시했다. 달러화 강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내년에는 달러화 부채의 상환 비용이 오를 것이라는 게 부정적 전망을 한 근거다.

달러화와 엔화[연합뉴스 자료사진]
달러화와 엔화[연합뉴스 자료사진]

달러화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김 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공약보다 완화되거나 수정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둔화될 여지가 크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와 인프라투자 확대는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달러화 강세는 무역적자를 증가시켜, 미국은 결국 달러화 약세 유도 정책을 펼쳐야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오는 13∼14일 미국 연준의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까지는 불안한 흐름이 계속되다가 이후 큰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 국민투표에 따른 후폭풍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주가가 20% 떨어지고 8개 시중은행이 도산위기에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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