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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강퉁' 하루 앞으로…중장기 관점에서 옥석 가려야

송고시간2016-12-04 06:00

고성장·저PER·고배당주 주목…"업종대표주 분산투자" 권유도

선전 증권거래소[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선전 증권거래소[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 간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 제도가 5일부터 시행된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릴 정도로 유망 신성장 종목들이 모여 있는 선전 증시에 국내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길이 열린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 증시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선강퉁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의 선강퉁 관련 투자설명회와 보고서도 쏟아지지만, 투자자들이 막상 참고하려 해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 많다.

선전증시가 신성장 기업들이 많은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증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 '중국의 나스닥' 선전증시 881개 종목 직접 투자 가능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강퉁은 홍콩에서 선전증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선구퉁'(深股通)과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강구퉁'(港股通)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주식 투자가 원래 가능했기에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선구퉁(홍콩증시→선전증시)이다.

국내 투자자가 선강퉁 시행으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선전증시 종목은 881개다. 종목수는 선전증시 전체 상장 종목의 48%밖에 안 되지만 시가총액 비중은 71%, 일평균 거래대금은 66%를 차지한다.

시장별로는 메인보드 267개, 중소판 411개, 창업판 203개 종목이다.

다만 투자 리스크가 높은 창업판에 대한 투자는 선강퉁 시행 초기인 만큼 개인 투자자의 참여는 제한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기관투자자에게 우선 개방된다.

선전증시는 한국의 코스닥시장과 마찬가지로 IT, 헬스케어, 전기차,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경기소비재 등 신성장 업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또 주로 국유기업으로 이뤄진 상하이증시와 달리 선전증시는 민영기업이 과반을 차지한다.

중국 정부가 2000년 이후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육성 전략을 추진하면서 선전거래소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유치한 결과다.

선전증시가 중국 미래산업의 보고(寶庫)이자 혁신적인 민영기업의 온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의 나스닥'이라고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 고평가는 '함정'…큰 변동성에 환차손 우려까지

국내 증시는 지난달 9일 미국 대선 이후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한 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코스피는 1,970.61을 기록하며 미 대선 직전인 지난달 8일 2,003.38(이하 종가 기준)에서 3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같은 날 코스닥은 작년 1월 22일(578.42) 이후 1년10개월여 만의 최저치인 586.73으로 장을 마쳤다.

국내 증시 부진에 지친 투자자들에게 선강퉁이 '반가운' 투자 대안으로 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선강퉁 투자는 무엇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증권사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우선 선전증시가 고평가돼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선전증시 메인보드(A주)의 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7.68배에 달했다.

이는 같은 날 코스피 PER이 12.74배인 점을 고려할 때 선전 A주의 가격이 코스피보다 4배 가까이 높게 평가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유동원 키움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전증시 상장사의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으로 선강퉁 시행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단시간 내 급증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신성장 기업들이 많은 선전증시에 '고수익·고위험' 투자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개인투자자 비율이 높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요인이다.

선전증시에서 거래대금 기준 개인투자자 비율은 86%에 달한다. 대내외 재료에 따라 극심한 주가쏠림 현상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따른 환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

위안화가 평가절하되면 주식매매에 따른 차익을 거두더라도 손실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다른 해외주식 거래와 마찬가지로 250만원 이상의 거래 차익을 남기면 초과소득의 22%를 양도소득세(지방소득세 포함)로 내야 해 수익은 더 줄 수 있다.

◇ 중장기적 시각에서 '선택과 집중' 필요

선강퉁은 중국 성장산업에 직접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고평가 상태라는 점과 큰 변동성, 환리스크 등의 요인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시각에서 옥석을 가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강퉁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선전증시 상장 기업들은 중국의 내수시장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유망한 산업과 종목들이 많아 '숲보다는 나무를 보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선강퉁 시행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호재이지만 주가에 이미 선반영돼 단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기관투자가나 적격외국기관투자가(QFII)의 업종별·종목별 지분 변화에 따른 투자전략이 제시된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2분기까지 중국 기관투자자의 선전 주식 보유비중을 조사한 결과 소재, 금융, IT, 유틸리티 업종의 지분율이 지속해서 늘었고 특히 소재와 IT 업종의 기관 비중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동원 연구원은 "기관은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IT 업종의 비중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IT, 미디어, 헬스케어 섹터는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기관 투자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레저, 헬스케어, 미디어 등 업종은 내수 비중이 높아 중국의 소득증가와 소비구조 변화에 따른 성장동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IT와 바이오 등은 정부 지원이 확대되는 고부가가치 신성장 업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년간 QFII가 투자한 종목들에 주목할 만하다며, 이들의 공통된 특징으로 고성장·저PER·고배당을 꼽았다.

박인금 연구원은 "QFII 자금이 지난 10년간 선전거래소에서 매수한 종목을 보면 시가총액 200억 위안 이상, PER 20배 이하,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배당수익률 20% 이상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종목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를 선강퉁 매매 가능 종목 881개에 적용하면 중국 1위 부동산 개발기업 중국만과를 포함해 17개 종목이 꼽힌다"며 "이들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추천했다.

여기에는 중국만과 외에도 중국 대표 가전기업인 메이디그룹과 중국 대표 고가 백주 생산기업인 오량액, 의류업체 삼마의류 등이 포함됐다.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분산 투자하라는 조언도 빼놓을 수 없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 겸 차이나센터장은 "해외 주식 투자는 현지 사정을 빠르게 알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선강퉁은 업종 대표 종목 위주로 골라 3종목 이상에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 국내 16개 증권사에서 선강퉁 거래 가능

선전증시 종목에 투자를 원하는 개인 투자자는 먼저 선강퉁 거래 체제를 갖춘 증권사에서 해외 증권매매 전용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총 16개 증권사에서 선강퉁 종목을 매매할 수 있다.

거래 통화가 위안화이어서 거래 전 증권사 환전 시스템 등을 통해 환전하거나 외화 계좌에 넣어둔 위안화를 이용해야 한다.

매매 주문은 다른 해외주식과 마찬가지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업점을 이용하면 된다.

단 후강퉁과 마찬가지로 매수 단위는 100주이며, 팔 때는 한 주씩도 가능하지만 100주 미만은 분할 매도할 수 없다.

하루 상·하한가 폭은 ±10%로 제한되며 체결일 후 2거래일 뒤에 결제된다.

거래 시간은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전 10시 30분∼낮 12시 30분과 오후 2∼4시다.

거래수수료는 온라인 거래 기준 0.3% 수준으로 국내보다 비싸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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