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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전월세 이중계약 사기에 서민 '피눈물'…예방책은

송고시간2016-12-04 07:31

"소유주와 직접 만나 계약사항 꼼꼼히 확인해야"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코리안 드림을 안고 3년 전 한국에 온 정모(28·중국 국적)씨는 최근 한푼 두푼 아껴 모은 큰 돈을 한 순간에 날렸다.

경기 평택에 있는 회사 근처 10평짜리 원룸을 얻기 위해 전세금 3천만원을 공인중개사에게 전달했다가 이중계약 사기에 휘말린 것이다.

공인중개소는 건물 주인에게 월세로, 세입자들에게 전세로 집을 소개하고선 중간에서 몰래 돈을 빼내 썼다.

임차인들은 전세를 선호하고 임대인들은 월세를 놓고 싶어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피해자는 모두 210명. 인근 원룸 40여개동 세입자들로, 이들이 피해 본 금액은 모두 70억원대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임대인들에게 계좌 이체해 월세를 전달하며 범행을 숨겨오던 공인중개사는 보증금이 바닥나면서 덜미를 잡혔다.

자녀 유학비나 생활비 등으로 다 써 피해자들이 당장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없었다.

정씨 등 공인중개사에 집 계약을 위임한 건물주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고려했다. 그러나 소송 기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법률 자문에 '급한 불이라도 끄자'는 심정으로 합의에 나섰다.

그마저도 집주인이 전액을 돌려주기는 힘들다고 해서 75%를 돌려받는 선에서 동의했다.

정씨는 "세입자 중 절반은 외국인 근로자들로 하루하루 힘들게 벌어 사는 사람들"이라며 "한순간 사기로 큰 돈을 날리게 되니 막막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전·월세 이중계약 사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경기 파주경찰서는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임대인에게는 월세계약,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을 한 것처럼 이중으로 부동산계약서를 작성해 세입자 32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0억원을 가로챈 50대 여성을 붙잡았다.

이 사건 피해자 대부분은 20대 초반 사회초년생으로 한 명당 3천만원에서 5천만원까지 어렵게 모아둔 돈을 사기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대전에서도 대학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전·월세 이중계약 사기행각을 벌인 공인중개사가 구속됐다.

특히 세입자는 목돈을 한꺼번에 잃을 수 있으므로 계약 단계부터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평택 사건에서 정씨는 공인중개사 측이 보여준 위임장을 철석같이 믿은 게 화근이었다. 전세계약을 하고 돈을 보낼 때까지 집주인을 직접 만나지 않았다.

정씨는 "지인이 믿을만한 곳이라며 소개해 준 중개소였고,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고 해서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전 사기사건 경우는 세입자가 집주인과 통화하긴 했으나, 공인중개소 측이 지인을 미리 섭외해 집주인 행세를 하게 한 경우였다.

경찰 관계자는 4일 "전월세 사기 경우 임대인이 대리인을 두고 관리하는 원룸 밀집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라면서 "임차인은 중개업자와 거래 상대방의 신분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건물 소유자로부터 위임받은 대리인과 계약할 경우 임대인을 직접 만나 계약 조건을 물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보증금 등은 소유주 계좌로 직접 보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건물관리인이 돈을 빼돌리면 임대인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으므로, 임대인은 계약사항을 직접 확인하고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수시로 변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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