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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 위판장 거래 의무화…17년 만의 유통시장 '혁명'

송고시간2016-12-04 07:01

수산물유통관리법 일부 개정 공포…생산자 단체 '반색'

"생산자 손해 보고, 소비자 비싸서 못 사 먹는 모순 해결" 기대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투명한 가격 정보가 없어 질서가 무너진 뱀장어 유통시장이 '혁명'을 맞는다.

위판장 밖에서는 거래할 수 없도록 상장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에 따라 17년 만의 유통체계 재편이 예고됐다.

그동안 가격 교란으로 고통받던 생산자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뱀장어 양식장
뱀장어 양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4일 지역 정가와 민물장어 양식 수산업협동조합(조합장 김성대)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지난 2일 공포됐다.

개정 법률은 공포 6개월 뒤인 내년 6월 2일 시행될 예정이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을 대표로 여야 의원 10명이 발의한 개정안은 "거래 정보 부족으로 가격 교란이 심한 수산물로서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수산물은 위판장 외 장소에서 매매 또는 거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애초 발의안은 '뱀장어 등 해양수산부령으로 정하는 수산물'을 대상으로 했지만, 수산 관계 법령에서 특정 수산자원의 명칭을 규정하는 입법례가 없는 점을 고려해 '뱀장어'가 삭제됐다.

그러나 뱀장어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법률 개정 취지에는 변함이 없다.

개정안은 신설된 위판장 거래 규정을 어겼을 때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 조항도 담았다.

이에 따라 뱀장어는 1999년 어획물 판매장소 지정제도가 폐지된 뒤 17년 만에 의무 상장제에 따라 유통된다.

그동안 뱀장어 등 내수면 양식어류는 대부분 장외거래돼 시장은 소수 중간상인에 의해 사실상 휘둘려왔다.

양식어민은 소비 추세에 따라 널뛰듯 오르내리는 산지가격에 불안해하면서 중간상인의 거래 독·과점에 대응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헐값에 출하하는 현상도 빚어졌다.

위판 의무화는 투명한 유통 흐름으로 가격 결정 구조와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생산자단체가 안전성 검사에서 합격한 민물장어만 출하해 소비처인 식당에 공급하고 원산지 표시를 명확히 하면서 소비자들은 알 권리를 충족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국내에 3만t가량의 중국산이 수입됐지만, 식당에서 중국산으로 표기돼 팔리는 물량은 단 1마리도 없다는 게 민물장어 양식업계의 정설이다.

다만 뱀장어 위판시설 마련 등 시행 전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해수부는 해수부령 입법예고 예정인 내년 2월 중 법률 개정으로 예상되는 문제의 대책과 구체적 위판장 운영계획을 마련하려고 민물장어 수협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자단체는 "생산자는 손해를 보고, 소비자는 비싸서 사 먹지 못하는 모순된 유통구조를 개선할 기회"라며 크게 반겼다.

민물장어 수협은 그동안 양식어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의원들의 서명을 받는 등 정치권을 설득해 법률 개정을 이끌었다.

김성대 조합장
김성대 조합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도 개선을 주도한 민물장어 수협 김성대 조합장은 "국민과 소비자에게 철저한 위생·안전성 검사를 거친 안전한 수산물을 먹거리로 제공하는 것은 생산자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라며 "축산물 도축장처럼 수산물도 검사시설을 갖춘 위판장 거래를 의무화하는 게 그에 부합하는 해법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김 조합장은 "산지(양어장)에서 은밀하게 이뤄진 거래와 일부 유통상인의 갑질로 도산 위기에까지 놓인 생산자를 보호하고 위판장을 통한 투명한 거래가 정착하면 유통비용도 줄어 중간상인에게도 득이 된다"며 "결국 생산자, 유통상인, 소비자 모두에게 상생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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