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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미흡한 朴대통령 담화, 퇴진일정 명확히 밝혀야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제3차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여야 정치권이 논의하여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아 온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 문제를 거론하긴 처음이다. 야당이 탄핵안 처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이번 사태가 중대기로에 접어들었다.

정치권 원로들이 '질서있는 퇴진'을 건의하고, 새누리당 친박 핵심 중진들까지 조기 퇴진 제안을 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 문제를 더는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통령이 주어진 임기 5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진하는 사태는 헌정사 측면에서 불행한 일이지만, 지난 주말 역대 최대규모의 촛불집회에서 확인됐듯이 민심의 요구는 분명했다. "차라리 헌법적 절차에 따라 논란을 매듭짓자"는 입장에서 벗어나 일단 퇴진 의사를 밝힌 것은 사태 수습의 계기를 만들 가능성을 높였다. 박 대통령이 개헌 등 다른 조건을 내걸지 않은 것도 긍정적으로 볼 만 하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는 대통령 언급이 진심이길 바란다.

그러나 이번 3차 담화는 여전히 많은 점에서 명료하지 않고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선 자신의 구체적 퇴진 시한이나 일정을 밝히지 않은 채 국회에 모든 공을 넘김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이르면 내달 2일로 예정된 야당의 탄핵소추안 처리를 피하기 위한 꼼수이자 권력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비판이 당장 나온다. 3차 담화 내용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광장'의 요구와 거리가 있다. 대통령이 공범으로 지목된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 직후에 이 정도 수준의 담화가 나왔더라면 정국이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말대로 "하루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면, 좀 더 분명히 퇴진과 관련한 일정을 제시하기 바란다. 거국내각 구성과 퇴임 전까지의 전권 이양 문제 등을 가감 없이 밝히고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다면 최악의 사태는 지금이라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에 자신의 진퇴 문제에 대한 공을 넘긴 채 시간을 보낼 작정이 아니라면 당장에라도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번 사태로 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크게 훼손됐다. 박 대통령은 이달 초 2차 대국민담화에서 검찰에 대해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히 진상을 규명할 것을 지시하며 자신도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3차 대국민담화의 진정성을 국민이 믿고 시국 수습의 계기가 되도록 만들 책임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9 18: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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