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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독도 강치잡이는 영유권 아닌 야욕 증거"

신간 '독도강치 멸종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물개를 닮았는데 조금 더 크다. 성질이 굼뜨고 둔하며 항상 바위 위에서 숙면을 취한다. (중략) 많을 때는 만 마리나 된다. 시찰 당시에는 천 마리를 헤아릴 정도였다."

한 세기 전인 1906년 한 일본인이 독도를 돌아본 뒤 남긴 기록이다. 이 기록에서 설명하는 동물은 바로 '강치'다. 강치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할린에 둘러싸인 '환동해'에서 서식한 바다사자를 의미한다.

환동해 문명사에 대해 연구해온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는 신간 '독도강치 멸종사'에서 독도의 실질적 주인이었던 강치가 불과 수십 년 만에 사라진 과정을 추적한다. 강치의 눈으로 바라본 독도 역사서인 셈이다.

독도강치 벽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도강치 벽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치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고문헌에도 등장한다. 19세기 학자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의 울릉도에 관한 내용 중에는 "바다 가운데 큰 짐승이 있는데 생김새는 소와 같고 눈동자는 붉고 뿔이 없다. 대개 사람을 만나면 달아나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문장이 있다.

조선의 영토인 독도에서 강치는 평화롭게 살아갔다. 조정은 울릉도와 독도에 사람을 상주시키지 않았고, 우리 선조들은 강치를 사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인은 달랐다. 독도에서의 어획을 호시탐탐 노렸고, 17세기에는 독도로 몇 차례 넘어와 전복을 캐거나 강치를 잡아갔다. 그러다 1690년대 조선인과 일본인이 독도에서 만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후 안용복은 일본에 건너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일본, 정확히는 동해에 면한 시마네(島根) 현과 돗토리(鳥取) 현은 독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특히 시마네 현 앞바다에 떠 있는 섬으로, 독도에서 약 160㎞ 떨어진 오키(隱岐) 제도 사람들은 독도를 잃어버린 땅으로 여겼다.

독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독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키 제도를 답사한 저자는 이곳 사람들의 독도 인식을 '심성사'(心性史)적 관점으로 풀어낸다. 오키 사람들의 집단적 감성지도에는 독도, 즉 다케시마(竹島)가 자신들의 영토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이성적 판단과는 관계없이 '다케시마는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당위의 감성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오랫동안 이 같은 생각을 해온 오키 사람들은 일제가 한반도를 침략하고 독도를 시마네 현으로 편입하자 자신들의 생활 권역에 독도를 포함시킨다. 이를 계기로 오키 사람들은 독도의 강치를 닥치는 대로 잡아들였다. 오키 사람이 세운 '다케시마 어렵합자회사'가 1904년부터 10년간 독도에서 잡은 강치는 1만4천여 마리에 달했다.

일본 어선에 실려간 강치의 가죽은 기껏해야 가방이나 모자챙을 만드는 데 쓰였다. 또 어금니는 반지의 재료가 됐고, 몸의 지방은 기름으로 사용됐다.

오키 사람들의 야욕은 결국 강치의 멸종을 야기했다. 다케시마 어렵합자회사의 강치 어획량은 1935년 무렵엔 연평균 20∼50마리로 급감했고, 1940년대 들어서는 소멸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본인들은 20세기 초반에 활발했던 강치잡이가 독도 영유권의 증거라고 주장하지만, 강치 포획 활동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오만함이 빚어낸 참상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는 "강치 멸종은 독도 문제에서 후차적인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본질"이라며 "일본은 독도에서 자행한 대량학살극에 대해 반성문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용이 흥미롭고 다양한 사료를 풍부하게 실었으나, 문헌을 중복해서 인용한 사례가 많아 구성이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을 준다. 또 생소한 지명이 많이 나오는데,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출판사 서해문집이 펴낸 라메르 총서의 1권이다. '라메르'는 프랑스어로 바다를 뜻한다.

296쪽. 1만5천원.

"일제의 독도 강치잡이는 영유권 아닌 야욕 증거" - 3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7 12: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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