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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코비치 우크라 前대통령 "크림 러시아 병합은 안 좋은 일"

러 남부서 기자회견…"푸틴이 러시아인 보호 조치한 것은 존경할 만"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 망명 중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크림의 우크라이나 이탈과 러시아 귀속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정치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크림이 우크라이나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 좋은 일인가"라고 자문한 뒤 "나는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림 사태는 마이단(우크라이나 키예프 독립광장 마이단에서의 반정부·반러 시위) 도발의 결과다. 마이단의 도발이 없었다면(크림의 러시아 귀속에 관한) 주민투표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초 키예프에서 벌어진 유럽화 노선 지지자들의 대규모 반정부·반러시아 시위가 크림 내 러시아 주민들의 위기의식을 부추겨 반도의 러시아 귀속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야누코비치는 그러면서도 당시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 정권으로 권력 교체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림 거주 러시아인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존경받을 만한 태도라고 평가했다.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이날 2년 전 키예프에서 벌어졌던 유혈 반정부 시위 사태의 책임자들에 대한 키예프 법원의 공판에 화상 증언을 하기 위해 나왔다가 연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

야누코비치는 로스토프나도누의 법원에 나와 법원 측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스뱌토쉰스크 구역 법원과 연결한 화상 회의 장치를 통해 증인 신분으로 심문에 응할 계획이었으나 키예프 현지에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는 전(前) 보안부대 요원들의 호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무산됐다.

2013년 말 당시 야누코비치 대통령 정권이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연기하면서 촉발된 유럽화 노선 지지자들의 시위는 이후 부패하고 무능한 야누코비치 정권 축출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시위 확산에 정부가 강경 진압을 시도하면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3년 11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반정부 시위에서 104명의 참가자가 총격 등으로 숨졌다. 시내 건물 지붕에 배치된 저격수들이 시위대를 향해 조준 사격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시위 진압에 나섰던 경찰과 보안요원 수십 명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피살로 소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키예프를 떠나 자신의 지지 기반인 동부 지역으로 피신했다가 러시아로 망명했고 뒤이어 친서방 성향의 야권이 권력을 장악하면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이후 러시아인이 다수 거주하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정권 교체에 반대하는 저항운동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크림을 병합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와 서방까지 개입하는 국제 문제로 비화했다.

야누코비치는 우크라이나에서 대량 학살, 권력 찬탈, 국가자산 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돼 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유혈 시위 사태 책임자들에 대한 우크라이나 키예프 법원에서의 공판이 무산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前)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유혈 시위 사태 책임자들에 대한 우크라이나 키예프 법원에서의 공판이 무산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cjyo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6 16: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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