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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신촌, 젊음이 넘치는 대학가로 부활 꿈꾼다

송고시간2016-11-30 09:00

90년대 전성기 누리다 쇠퇴…대학과 연계해 활기찬 청년 문화 공간으로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90년대 학번들의 추억 테마파크, 신촌'. 지난 20년간 큰 변화 없이, 현재 40대들이 학생 시절에 즐겨 찾던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지금 신촌에서는 2000년대 이래 이어진 정체에서 벗어나 '젊음과 활력의 컬처 밸리'로 거듭나기 위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연세대 등 대학이 많은 지역 여건을 감안해 대학과 연계해 활기찬 청년문화를 만들고 상권을 살리는 것이 목표다.

◇ 홍대에 밀려난 신촌 = 대표적인 대학가이자 강북 주요 상권이던 신촌. 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린 신촌은 2000년대 들어 쇠퇴하기 시작했다.

드라마 '응답하라1994'에서 신촌이 배경으로 나왔듯, 신촌은 최신 유행을 이끄는 핫 플레이스였다. 청춘과 낭만이 가득한 신촌만의 문화가 있었다.

신촌의 쇠락은 90년대 후반부터 조짐이 보였다. 대형 상업자본 침투와 젠트리피케이션 폐해가 일찌감치 나타났다.

가게 주인들은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고 대학생 등 청년들도 주머니 사정이 부담스러웠다.

연세로는 늘 차가 막혔고 보도는 비좁았다. 무분별한 상업화로 인해 신촌 중심인 연세로는 대형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늘어서 개성 없는 거리가 됐다. 안쪽으로도 술집과 모텔만 즐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홍대로 가는 발길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아예 역전됐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훼드라'[연합뉴스 자료사진]
역사 속으로 사라진 '훼드라'[연합뉴스 자료사진]

2005년에는 신촌 명물 독수리다방이 33년 만에 폐업하고 신촌문고와 녹색극장이 문을 닫는 등 전통적 문화 공간이 사라지고 신촌만의 멋은 희미해졌다. 1980년대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연세대생들의 본거지 역할을 했던 학사주점 '훼드라'는 2010년에 문을 닫았다.

대학과 학생들이 지역 공동체 일원이라는 인식이 흐릿해지고, 상인·주민들과 교류도 약해졌다.

대학들이 기숙사와 편의시설을 늘리며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오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

현재 신촌 인구는 1980년 대비 40%가 줄었고 산업은 2003년 이래 11.8%가 감소했다. 건물은 80%가 준공 20년이 넘었다.

지하철과 버스 승하차 인원을 토대로 조사한 방문객 증가율은 2014년 기준으로 4년 전에 비해 5.9% 감소했다.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전과 2014년 개통 후[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전과 2014년 개통 후[연합뉴스 자료사진]

◇ 신촌 부활을 꿈꾸다 = 몇 년 전부터 신촌에서는 부활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큰 계기는 2014년 연세로가 걷고 싶은 거리로 바뀌며 주중에는 버스만, 주말에는 아예 차가 다니지 않게 된 것이다. 주말에 빈 연세로에서는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졌다. 서대문구와 상인들,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한 물총 축제나 맥주 축제 등 대규모 행사도 열렸다. 2014년 7월 물총축제에 2만 5천명이 운집하며 신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6 신촌물총축제[연합뉴스 자료사진]
2016 신촌물총축제[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촌 재생 희망은 2012년 홍익문고 사태에서부터 드러났다. '만남의 광장'이던 홍익문고가 재개발로 퇴출당할 뻔했다가 시민과 정치권 관심 덕에 간신히 살아남은 일이다. 2013년 1월에는 독다방이 문화공간으로 재오픈했다.

연대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신촌 재생을 함께 꿈꾸며 행동에 나섰다. 연세로 차량 통제를 계기로 이참에 새로운 신촌 문화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이들의 바람과 상권 활성화를 원하는 상인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2014년 12월 신촌은 서울형 도시재생시범사업으로 선정됐다. 이어 작년 4월에는 신촌동 자치회관에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문을 열었고 6월부터 지역 활동가를 육성하기 위한 도시재생아카데미를 운영, 4기까지 101명이 수료했다.

올해 2월에는 신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가 발족했다. 지역 특성상 상인이 60%, 주민이 30%, 학생이 10%다. 3월에는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주민공청회도 열렸다.

신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은 서울시 협의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말께 고시될 예정이다.

대학-신촌 지역연계수업 타운홀 미팅[서울시 제공=연합뉴스]
대학-신촌 지역연계수업 타운홀 미팅[서울시 제공=연합뉴스]

◇ 젊음이 가득한 대학가로 재기 = 신촌을 대학과 다시 연결하기 위한 대학-지역연계 수업이 작년 하반기부터 진행 중이다.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전문대, 추계예대, 경기대 등 신촌 인근 5개 대학 22개 학과가 공모를 통해 참여했다. 26개 수업 중 17개가 완료됐다.

연대 정문 옆 지하보도는 올해 7월 창작놀이센터로 거듭났다. 버려진 공간을 개조해 소공연장과 연습실, 세미나실 등을 조성했다. 이 공간에 서울창업카페 신촌점도 입점했다. 서울시와 연대 창업지원단이 운영하며 창업컨설팅, 강연, 정보 공유를 한다.

창작놀이센터[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창작놀이센터[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창천문화공원에는 내년 말 청년예술가들이 신촌 축제 기획 등을 하는 청년문화전진기지가 조성된다.

주민자치회관 옆에는 예술인들의 창작 레지던스인 문화발전소가 역시 내년 말께 오픈한다.

청년 창업 지원시설도 조성된다. 서울시는 '신·홍·합(신촌·홍대·합정)'을 묶어 청년 창업인 주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초 창천동 모텔촌에 모텔 건물을 한 채 매입했다.

서울시는 30일 "신촌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 상인, 생활인들과 협업하는 거버넌스가 원활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단시간 내 성과가 나오지 않는 재생사업을 끌고 가기 위해 품과 공을 들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촌 거리공연[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신촌 거리공연[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신촌 도시재생사업 총괄계획가인 이제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신촌은 지역 주민들의 도시재생 역량과 열의가 매우 강한 곳으로, 그 동력이 유지되도록 공공에서 지원을 잘 해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조만간 활성화계획이 확정되면 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추진협의회 운영 규정이나 센터 역할 등을 미리 마련해야 하고 계획 수립 단계뿐 아니라 사업 집행 단계에서도 주민 의견을 꾸준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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