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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홍준표-안상수, 페이스북 정치로 존재감 경쟁?

중앙정치무대에 경쟁적 쓴소리…'대선·지방선거' 의식 행보 분석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차례로 지내며 '앙숙' 관계로 알려진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최근 활발한 페이스북 정치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경남도와 지역정가에 따르면 홍 지사는 지난 11일 2개월여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누리당을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홍 지사는 지난 9월 8일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같은 달 13일 한반도 핵균형정책에 대한 글을 마지막으로 페이스북 활동을 하지 않았다.

페이스북에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을 즐기던 그가 도정에 전념하려고 페이스북 활동을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가 다시 페이스북 정치를 재개한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어려움을 겪는 새누리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불난 집에 콩 주우러 다니는 분들이 새누리당에는 참 많다"며 "어려울 때마다 틈새를 비집고 올라오는 연탄가스 같은 분들 때문에 보수정당은 늘 곤경에 처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7일과 23일에는 새누리당 지도부와 탈당한 인사를 '세월호 선장'에 비유하며 날 선 독설을 퍼부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의 친박, 비박 지도부들의 요즘 행태를 보면 세월호 선장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침몰하는 배 위에서 자신들만 살겠다고 몸부림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누릴 것 다 누리고 자기가 있던 자리에 침 뱉고 돌아서는 작태는 세월호 선장 같은 행동이다"며 탈당 인사를 비난했다.

지난 24일 밤에는 도지사 경선과 진주의료원 폐업 사건을 들며 "친박이 나를 제거하려고 검찰고발을 하고 국정조사를 강행했어도 살아남았다"며 "친박에 핍박당했지만, 친박들을 당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는다"고 서로 남탓을 하는 당내 인사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누구를 탓할 때가 아니다"며 "잘못이 있다면 구성원 모두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힘을 모아 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페이스북을 하지 않았던 홍 지사가 보름여 기간에 4건의 글을 올려 추락하는 새누리당에 쓴소리하고 훈수를 뒀다.

악수하는 홍준표-안상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악수하는 홍준표-안상수 [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 2월 15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왼쪽)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도청에서 열린 시장·군수정책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안상수 시장도 최근 페이스북에서 강도 높은 시국 발언을 해 주목받았다.

지난 10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개정을 국민권익위원회에 건의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식사비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하로 제한된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이 법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활동을 억제하자고 만든 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식당, 꽃집 등 자영업자들은 폐업 일보 직전이어서 정부와 정치권을 원망하고 있다"고 적었다.

같은 달 17일과 18일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분권형 개헌은 필요합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라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이 글에서 안 시장은 "'리얼미터' 11월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저는 여권 후보군으로 2.1% 지지를 받았다"며 "제가 주장해온 분권형 개헌과 지방행정체계 개편에 많은 국민이 공감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친박지도부는 모두 사퇴하고 외부 존경받는 인물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한 다음 새누리당 해체작업과 신당 창당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시장은 페이스북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시국 및 시정과 관련한 생방송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때 중앙정치무대의 거물이었던 홍 지사와 안 시장이 경쟁하듯 페이스북 정치행보를 보이자 지역 정가가 주목하고 있다.

대체로 내년 대통령선거와 2018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포석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신분을 넘어 어려운 나라사정을 걱정하며 대책을 고민하는 중견 정치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대선 주자로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혔던 이들이다.

그러나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은 '올무'를 풀어야 한다. 안 시장 역시 최근 창원시가 오·폐수를 낙동강으로 연결되는 하천에 무단 방류한 사건으로 구겨진 체면을 회복해야 할 숙제를 안았다.

경남 출신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 집권당 대표를 지낸 두 정치인이 고향에서 광역과 기초 자치단체장직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향후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도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b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6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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