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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병규 "지금도 자신있지만…LG를 떠날 수는 없었다"

"멋지게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LG에서 17년·日 주니치 3년…20년 선수 경력에 마침표
은퇴하는 이병규
은퇴하는 이병규(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엘지트윈스의 이병규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1.25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현역 은퇴와 타 구단 이적의 갈림길에서 결국 은퇴를 선택한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42·등번호 9번)는 25일 그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에게 잠시 양해를 구했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그 속에 메모해둔 글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일본에서 돌아오면서 결심한 게 있었다. 후배들에게 밀리면 무조건 옷을 벗자, 창피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며 "솔직하게 말씀드려 지금도 안 뒤질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병규는 "하지만 스스로 자신이 있다고 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더라. 그게 아쉬웠던 것 같다"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더 노력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됐다"고 했다.

이병규는 프로 20년 차에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올해 2군에서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올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낸 탓에 무기력에 젖을 법도 했지만, 그의 2군 성적은 타율 0.401(147타수 59안타) 3홈런 29타점에 달했다.

이병규는 2군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 양상문 감독과 LG 구단은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올 시즌 LG 구단의 과감한 세대교체 드라이브 속에 베테랑 이병규는 갈 곳을 잃었다. LG는 팬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병규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잠실야구장에서 다시 한 번 뛰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텼다"면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다시 한 번 열심히 뛰고 싶었다"고 했다.

이병규의 바람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야 이뤄졌다.

10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0-5로 끌려가던 4회말 대타로 나선 그는 올 시즌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안타를 쳐내 잠실을 찾은 수많은 LG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이병규의 올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 타석이었다.

현역 연장의 의지를 접지 않은 이병규는 시즌 후 LG 구단과 협상을 이어갔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다른 구단 이적도 고려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그는 "답은 LG였던 것 같다. LG를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여기서 마무리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렇게 이병규는 무려 17년간 입었던 줄무늬 유니폼을 벗었다.

사실상 강제 은퇴에 가까운 방식으로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한 이병규는 자신과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는 "선배님들이 떠밀리듯이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나는 저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했는데 나도 그런 모습으로 비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이상은 그런 모습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서 존경받고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병규는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음은 이병규와 일문일답.

엘지트윈스 이병규 은퇴
엘지트윈스 이병규 은퇴(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엘지트윈스의 이병규 선수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경기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11.25
scape@yna.co.kr

-- 언제 은퇴 결정을 했나.

▲ 진심으로 말씀드리면 은퇴하겠다는 생각을 안 했다.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늦어졌다. 선수 욕심이 더 있었다. 고심한 끝에 어제저녁에 결심했다.

어차피 결론은 하나인데, 구단과 싸우기는 싫었다. 싸운다는 표현이 과할 수도 있겠다. 그냥 협상 테이블에 앉아서 옥신각신하는 것은 서로에게 그렇고 팬들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렇게 결정했다.

-- 누구와 상의를 많이 했나.

▲ 10월 8일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나고 팀이 가을야구에 들어갈 때부터 거취를 고민했다. 가족을 포함해 많은 이들과 대화 많이 했다. 의견이 다 달랐다. 그래서 더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한쪽으로 몰렸으면 쉽게 결정했을 텐데, 의견이 나뉘어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 2군에서의 시간이 쉽지 않았을 텐데.

▲ (잠실구장을 가리키며) 여기 생각하면서 버텼던 것 같다. 여기 와서 경기하고 싶었다.

-- 팀을 옮길 생각은 안 해봤나.

▲ 안 해봤다면 거짓말이겠죠. 해봤다. 그런데 여기서 계속 뛰었는데, 다른 팀에서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했다. 결국 답은 LG였던 것 같다. LG를 떠나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여기서 마무리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 차후 계획은.

▲ 조금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쉬면서 생각해 보겠다.

-- 가족들의 반응은.

▲ 어제 제 생일이었다. 가족들과 식사하면서 '아버지, 운동 그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도 서운해하고 슬퍼했다. 와이프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제가 결정한 부분은 따라준 것 같다.

-- 은퇴를 결정한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운동을 못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뭘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어제 집에 누워 있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나더라. 뜬눈으로 아무 생각 없이 있었다. 그런 적이 처음이었다. 힘든 밤이었다.

그래도 결정하고 나니까 홀가분하다. 서운한 게 더 많았다.

--어떤 점이 서운했나.

▲ 그냥 많이 서운한 것 같다. 뭐라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운데, 서운하다.

--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고 싶어 했는데, 어떤 걸 원해서였나.

▲ 여기(잠실구장)서 뛰면서 마무리를 여기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여기서 열심히 뛰어보고 싶다는 미련을 못 버린 것 같다.

-- 시즌 최종전 대타로 나갔을 때 기분은.

▲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게 마지막 타석일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시 이곳에 설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생각도 복잡하고 멍해지더라. 마지막이라고 가족들도 왔는데, 가족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 당시 팬들의 환호성이 컸는데.

▲ 그분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그분들이 응원해주는 함성이 다시는 저 사람을 볼 수 없다는 마음으로 함성을 지르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들었던 함성중에서 가장 컸던 것 같다. 저 함성을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다시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 20년 생활 기억에 남는 순간은.

▲ 신인 때 여기(잠실구장)서 조계현 선배님의 공을 치고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때가 기억에 남는다. 2002년 한국시리즈 졌을 때, 2013년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 지었을 때, 올해 10월 8일이 기억에 남는다.

-- 고마웠던 지도자나 선수를 꼽는다면.

▲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 감독님을 비롯해 프로에 처음 왔을 때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준 천보성 감독님이 기억난다. 그 외의 감독님이 많이 있는데 누구를 말하고 안 말하고는 그러니까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또 저를 처음으로 2군으로 보낸 김성근 감독님이 기억에 남는다.

-- 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 많다. 잠실에서 17년을 뛰었는데 한 번도 우승을 못 해서 팬들에게, 그리고 같이 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그 부분이 제일 죄송하다.

-- 선수 시절 많은 별명이 있었다. 어떤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드나.

▲ 적토마다. 그만큼 열심히 뛰어다녔기 때문에 붙여준 별명 같다.

-- 지도자로 다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은.

▲ 물론이다. 지금까지 많이 배운 것을 후배 선수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부족하지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 베테랑 선수들이 안 좋은 방식으로 그라운드와 작별하는 경우가 많은데.

▲ 선배님들이 떠밀리듯이 나가는 경우가 많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저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했는데, 나 또한 그런 모습으로 비칠 수 있을 것 같다. 더 이상은 그런 모습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서 존경받고 멋진 모습으로 은퇴하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자신에게 LG란.

▲ 가족이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한 LG였다. 이제는 진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5 16: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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