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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대한항공 조원태 부사장 검찰고발

공정위, 한진에 과징금 14억원…몰아주기 위반 '오너' 고발은 처음
부당 지원 3∼7년간 계속됐지만 관련 규정 시행 이후 행위만 제재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특정 계열사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감을 몰아줘 오너 가족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한진그룹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처음으로 총수일가 고발 결정을 내렸다.

한진그룹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는 2009년 이후 수년간 계속됐지만 대부분 관련 법이 시행되기 이전 사안인 탓에 지난해 2월 이후 행위에 대해서만 제재가 이뤄졌다.

공정위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대한항공[003490]과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에 총 14억3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 법인과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정을 근거로 총수의 특수관계인 개인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서울=연합뉴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총괄부사장. 2016.8.23

싸이버스카이는 기내 면세품 판매 관련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 계열사로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자녀 조현아·원태·현민 씨가 각각 33.3%의 지분을 보유하던 회사다.

대한항공은 계열사 부당지원이 문제가 되자 지난해 11월 지분 전량을 매입해 싸이버스카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은 2009년 4월부터 최근까지 직원들을 동원해 기내면세품 인터넷 광고 업무를 대부분 하도록 하고 모든 광고 수익은 싸이버스카이에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인터넷 광고 독려, 광고 중단 접수, 광고료 결정, 실적관리 등 대부분 관련 업무를 떠안았지만 싸이버스카이는 상품 이미지 교체작업, 광고료 정산 등 단순 업무만 담당했다.

대한항공은 싸이버스카이가 인터넷 등을 통해 제동목장·제주워터 상품을 판매하는 대가로 받기로 한 판매수수료도 이유없이 받지 않았다.

오히려 항공기 기내 승무원을 시켜 제동목장 상품을 홍보하는 등 부당하게 판매 영업을 지원한 사실도 밝혀졌다.

2013년 5월부터는 싸이버스카이를 통해 구매하는 볼펜·시계 등 판촉물의 마진율을 3배 가까이 올려 싸이버스카이에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콜센터 운영, 네트워크 설비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유니컨버스에는 시설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보장해줬다.

대한항공은 유니컨버스의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통신사업자로부터 시스템 장비를 무상으로 받고도 2010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유니컨버스에 시설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니컨버스는 지난해 4월 기준 조 회장이 5%, 조 총괄부사장이 35%, 조현아·현민 씨가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지난 4월 한진정보통신에 콜센터 사업 부문을 양도했다.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에는 대한항공과의 거래 조건이 비정상적으로 유리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거래를 지속한 혐의가 적용됐다.

공정위 조사로 대한항공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3∼7년간 지속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제재는 지난해 2월 이후 행위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2014년 2월부터 시행됐고 시행일 현재 계속 중인 거래에 대해서는 2015년 2월부터 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2014년 말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 부사장 직에서 사퇴한 조현아 씨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사무처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정이 아닌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 규정을 적용해 검찰 고발 의견을 전원회의에 상정했지만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공정행위 규정으로 조 전 부사장을 고발하려면 불공정행위에 따른 경쟁 제한 효과가 명확해야 하지만 전체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해 위법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제재대상 기간이 1년도 채 되지 않게 짧아졌고 과징금 액수는 3∼7년에 달하는 위법행위 기간에 비해 적게 결정됐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에 7억1천500만원,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에 각각 1억300만원, 6억1천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박종배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제재대상 기간에 총수일가의 부당이익 규모는 9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데 과거에도 있었던 행위를 감안하면 (실제 부당이익 규모는) 이보다 몇 배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그룹 측은 공정위의 총수일가 고발 결정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정을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공정위 고발로 총수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 공정위가 문제삼지 않았던 2015년 2월 이전 행위사실에 대해서도 배임 등 혐의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한진해운 구조조정에 더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조 회장이 국정조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에서 조 부사장까지 검찰에 고발되면서 한진그룹 측은 겹악재와 맞닥뜨리게 됐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관련 회사들은 이미 지분 매각 및 영업권 양도 등을 통해 공정위에서 요구한 사항을 모두 해소한 상태"라며 "회사는 공정위 의결서가 공식 접수되면 법적 절차를 통해 소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연합뉴스TV 제공]

roc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7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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