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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무신론 증거 아닌 신의 창조 질서 밝히는 과정"

'과신대' 대표 우종학 서울대 교수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과학은 날로 진일보하며 우리 삶과 가치관에 도전하고 있는데 교회는 이를 외면하고 덮어두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과학과 신학 사이의 버성김을 바로잡고자 노력하는 대표적 크리스천 과학자다.

지난해 초 페이스북에 '과학과 신학의 대화'(이하 과신대)란 모임을 만들어 포럼을 개최하는 등 과학과 신학의 가교 구실에 앞장서고 있다. 과신대는 최근 '뇌 과학과 기독교적 인간 이해'를 주제로 서울과 부산에서 두 차례 포럼을 열기도 했다.

2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연구실에서 만난 우 교수는 "과학과 신학, 두 전문영역의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가자는 게 과신대의 목표"라며 "과학과 신학을 적대 혹은 갈등 관계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우 교수는 어린 시절 신앙심만큼이나 지적 호기심도 강했다고 털어놓았다.

독서를 좋아하고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다보기 좋아했던 소년은 거대한 우주를 보며 '이런 우주보다 더 큰 존재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우주의 역사를 연구하는 천문학을 전공으로 삼으며 과학의 세계를 신의 창조 세계로 인식하게 됐다.

우 교수는 천문 관측을 통해 지동설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를 예로 들면서 크리스천 과학자의 자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루터교 신자였던 케플러는 자신을 '천문학의 사제', '학문의 제사장'으로 여겼어요. 학문을 통해 자연이라는 책을 읽고, 신의 창조 질서를 발견하고, 그 경이로움에 예배를 올리는 것이죠."

과학이란 신을 부정하는 학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과정을 밝혀내는 축복을 입은 학문이란 것이다.

하지만 우 교수는 과학과 신학은 엄밀히 말해 별개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우 교수는 "신학은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학문이고 과학은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는 학문"이라며 "서로 질문이 다르므로 과학과 신학은 독립적 학문"이라고 말했다.

신학의 관심사가 창조의 목적에 있다면 과학의 관심사는 창조의 과정을 밝히는 데 있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그러면서 "두 학문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고 과학을 억지로 신학에 갖다 붙이려다 보니까 '창조과학' 같은 유사 과학이 생겨난다"고 비판했다.

성경 속 기적을 과학으로 입증하려는 시도나, 창세기 족보계산을 통해 천지창조가 약 1만 년 전에 이뤄졌다고 보는 '젊은 지구 창조론' 등은 경직된 성경 해석일뿐 아니라 과학적 진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이런 사이비 과학 탓에 '가나안 신자'(교회에 나가지 않는 신자)가 되거나 신앙을 버리는 이들도 생겨난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과학과 종교 간 논쟁의 역사를 보면, 교회는 과학을 버리고 부정함으로써 신앙을 강조하려는 전략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우 교수는 "교회가 우민화 정책을 쓰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반(反)지성적 풍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우 교수는 "일부 목사들이 권위만을 앞세워 과학을 부정하고 신자들의 질문을 차단하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맹신하고 순응하는 신자만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한국교회의 과학에 대한 이해와 지적 토대가 취약하다 보니 '만들어진 신'의 저자인 리처드 도킨스 같은 무신론자의 공격에도 취약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과학이 무신론의 증거라는 과학주의에 대한 올바른 대응은 과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되레 과학이 신의 창조 과정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학이 전지전능한 해결사 노릇을 해주진 않는다는 게 우 교수의 결론이다.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데 있어서 과학도 필요하지만, 신학도 중요해요. 삶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 과학이 답할 수 없는 부분도 많거든요. 과학과 신학은 서로 독립적이지만 종합해서 봐야 합니다."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라는 책을 출간해 창조과학 논쟁에 불을 붙이기도 했던 그는 내년 상반기 새 책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가제)을 펴낼 계획이다.

우 교수는 "새 책이 마무리 작업 단계에 있다"며 "한국교회의 문자주의와 근본주의를 극복하는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kihun@yna.co.kr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25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과학과 신학의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6.11.25.
kih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5 09:3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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