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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풍경은 실재일까…정소연 개인전 '어떤 풍경'

이화익갤러리서 '가상과 실재'의 틈을 일깨우는 회화 전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그림 속 경주 안압지는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파란 호수와 푸른 숲에 매혹돼 여기저기 눈길을 주고 있자면 뭔가 거슬리는 나무기둥이 눈에 들어온다. 안압지 모형을 넣어둔 유리 상자의 한쪽 기둥이다. 그림 속 안압지 풍경은 실제 안압지가 아닌 유리 상자 안에 있는 안압지 모형을 보고 그린 것이다.

지난 24일부터 이화익갤러리에서 '어떤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하는 정소연(49) 작가의 신작은 수년간 '가상과 실재'에 천착한 작가의 이전 작품과 연장선에 있다.

다만 2년 만에 다시 여는 이번 전시에선 그 이야기를 더욱 깊이 있게, 또 더욱 섬세하게 풀어나간다.

정소연, '안압지 1' [이화익갤러리 제공]
정소연, '안압지 1' [이화익갤러리 제공]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이화익갤러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대형 작품 '안압지'는 작가의 이런 의도를 가장 뚜렷하게 담았다.

이 작품은 경주 안압지를 위에서 내려다본 풍경화 같다. 그러나 작가는 실제 안압지 대신 안압지의 모형을 선택해 캔버스에 담았다. 실제 존재하는 특정 지역의 원본 모형을 뜬 '의사 풍경'(Pseudo Landscape)을 통해 '가상과 실재'에 대한 물음을 관객에게 던지고자 한 것이다.

같은 장소에서 2년 전에도 전시를 한 작가는 그때도 식물도감에 나온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김으로써 어린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접해 당연히 실재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이미지와 실재를 혼동하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작업들을 선보였다.

지난 24일 갤러리에서 만난 작가는 "2년 전보다 조금 더 가상현실을 접목한 세계를 그리려 했다"며 "그때보다 (작품 속) 세계는 넓어지고 다층적 해석이 가능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2년 전 작품이 온전히 가상세계를 담았다면 이번 작품은 실재와 가상을 한 화면에 동시에 담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전시 제목과 같은 '어떤 풍경' 연작은 건축모형 뒤로 뭉게구름이 피어오른 하늘이 펼쳐진다.

작가는 하늘은 실재를 보고 그리고, 그 앞에 자리한 도시는 가상의 건물이나 도시 풍경을 담은 건축모형을 보고 그리는 방식으로 실재와 가상이 혼합된 풍경을 만들어냈다.

건축모형은 특정 장소나 건물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작가는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본 건축모형을 조합하고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가상의 공간을 창출해냈다.

정 작가는 "모델하우스에서 보는 건축모형은 마치 가상도시 같다. 어떤 의미에선 현실보다 더 완벽해 보인다"며 "가장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비현실적인 건축모형을 이용해 풍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소연 '어떤 풍경 3' [이화익갤러리 제공]
정소연 '어떤 풍경 3' [이화익갤러리 제공]

작가가 말하는 '새로운 관점'이란 풍경을 감상하는 시점을 화면 속으로 밀착시키지 않고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시각적 범위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전지적 관찰자 시점'을 말한다.

이를 통해 관객이 가상과 실재의 틈을 직시하고 존재의 실체를 깨닫기를 바라는 의도가 담겼다.

화면 마지막에 유광 바니시를 발라 마감해 마치 유리구슬이나 스노우볼 안의 풍경을 바라보는 듯한 효과가 나도록 한 것도 이런 의도에서다.

작가는 "아들아이가 어린 시절 미키마우스 마니아였다. 그런데 아이는 정작 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 순간 아이가 실재가 아닌 이미지를 갖고 대상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 이런 작업을 시작한 계기라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달 14일까지. 문의 ☎02-730-7817~8

정소연 작가
정소연 작가

luc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5 08:1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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