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기자수첩> 형사 재심사건 연이은 무죄…'사필귀정'의 준엄함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1999년 전북 완주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과 2000년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피고인들이 재심에서 나란히 무죄 판결을 받았다.

각각 17년과 16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으니 사필귀정과 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준엄함을 새삼 느낀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그동안 감당했을 억울함과 고통을 생각하면 진실 규명이 늦어도 한참 늦었다.

특히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교도소에서 들은 이른바 '삼례 3인조' 중 한 명인 임명선씨로서는 누명을 벗었다는 후련함보다는 비통함이 더 짙게 남을 것이다.

"억울한 세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억울한 세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들 사건에는 여러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누명을 썼던 사람들은 지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였다. 이런 약자를 보호해야 할 사법기관은 강압수사를 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보다 침해하는 형식적인 변론이 이어졌다. 진범 추정 인물이 등장했지만 그대로 묻혔다.

재심 절차가 없었더라면 이들은 평생 범죄자란 낙인을 안고 살 뻔했다.

재심 결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심정이 마냥 기쁘지는 않다. 사법적 판단이 정의롭게 내려진 것은 다행이지만 이로써 모든 것이 회복됐다고는 할 수 없다. 누명은 벗었으나 억울하게 잃어버린 청춘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

경찰청은 24일 약촌오거리 사건 피고인이 무죄를 확정받자 입장문을 내 "당시 수사 진행 과정에서 적법절차와 인권중심 수사 원칙을 지키지 못한 부분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재심 청구인 등에게 상처를 준 것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 "범죄로 가족을 떠나보내는 충격을 겪었음에도 당시 진범을 검거하지 못해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을 감내해야만 했던 피해 유가족에게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도 "오랜 기간 정신·육체적 고통을 겪은 피고인과 가족, 진범 논란을 지켜봐야 했던 피해자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16년 만에 찾은 광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16년 만에 찾은 광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사기관이 십수 년 만에 사과했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이번 재심 결과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교훈은 자못 무겁다.

당시 진실을 규명해야 할 경찰과 검찰, 재판부 등 어느 한 분야도 제구실을 못 했다는 사실을 엄중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열 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것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이다. 이 대원칙이 무너지면서 '삼례 3인조'와 약촌오거리 소년의 삶도 함께 어그러졌다.

재심 결과가 나왔지만, 당시 담당 경찰과 검찰, 판사 그 누구도 공식적인 사과를 않고 있다.

뒤늦게나마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진 만큼 당시 사건의 수사와 재판에 관여했던 장본인들은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피해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기대해본다.

sollens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4 17:25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