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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10년째 다문화박물관 운영하는 김윤태 씨

4천여 점 전시하며 각국 체험 제공…"상대방 이해해야 진정한 친구"
김윤태 세계다문화박물관장이 트로이의 목마와 브라질에서 기증한 그림을 뒤로 한 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윤태 세계다문화박물관장이 트로이의 목마와 브라질에서 기증한 그림을 뒤로 한 채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저희 박물관에 외국인 봉사자가 5명 있어요. 어린이 관람객에게 '나는 어느 나라에서 왔을까요'라고 물어보면 백인에게는 '미국'이나 '프랑스' 등이라는 대답이, 흑인에게는 '아프리카'라고 대답이 돌아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는 54개국이나 되고 이들 나라 국민이 모두 흑인도 아닌데 말이죠."

김윤태(40) 세계다문화박물관장은 "우리가 외국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편견까지 갖고 있다"면서 "외국을 친근하게 느끼고 세계 각국의 문화를 잘 이해하도록 돕고자 박물관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어린이들은 선입관을 금세 바꿉니다. 마음이 맑고 투명하니까요. 흑인이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면 처음엔 겁을 먹고 몸을 뒤로 빼거나 악수한 뒤 혹시 숯검정이라도 묻었을까봐 잡았던 손을 옷에 닦기도 합니다. 그러나 흑인 봉사자의 안내와 지도로 문화 체험을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를 껴안고 함께 사진을 찍죠. 그게 문화 교류의 힘이고 동심의 무한한 가능성입니다."

기자가 24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세계다문화박물관에 들어서자 유치원에서 단체 관람을 온 어린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로 전시장이 시끌벅적했다. 미국 뉴욕의 상징인 옐로캡(택시)을 타보는가 하면,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고,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를 배우는 아이들도 있었다.

5층 건물의 세계다문화박물관에는 각국에서 수집한 전시물 4천여 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네덜란드 풍차, 미국 자유의 여신상, 인도 타지마할, 중국 진시황릉 병마용, 이집트 피라미드, 러시아 성바실리성당 등 각국의 상징물 모형이 전시돼 있고 화폐전시관, 인형전시관, 의상전시관, 악기전시관, 칼전시실 등이 따로 꾸며져 있다. 4층에는 요리체험실과 의상체험실도 마련됐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중학교 때부터 해외여행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며 오페라를 배운 것도 유럽의 문화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고요. 문화 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하며 다문화 분야에 매달리기로 했죠. 오페라 가수의 꿈을 접은 것은 아쉽지만 그건 제가 아니라도 잘할 사람이 많이 있고, 이 일은 제가 아니면 할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며 어린이를 위한 다문화 서적을 내고 유아용 음악교육 콘텐츠를 보급하다가 2007년 2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세계다문화박물관을 개관해 그동안 수집한 기념품들을 전시했다. 2011년 5월 이곳으로 옮겨왔으며 2014년 1월 서울시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지난 9월에는 세계다문화박물관이 네이버 TV캐스트에서 '엄마들 사이 입소문 난 체험 박물관 베스트 5'에 뽑히는 경사도 있었다. 동두천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부천 한국만화박물관, 강원도 고성 DMZ박물관, 대구 DTC섬유박물관과 함께 서울에서는, 그리고 민간 박물관으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저희는 재단도 아니고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습니다. 입장료 수입과 콘텐츠 판매료로만 살림을 꾸려가야 하기에 관람객의 요구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죠. 컬렉터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전시하는 게 아니라 관람객이 보고 싶은 것을 전시하니까 가볼 만한 곳이라고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우리나라 유물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은 많지만 외국 유물을 전시하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해외여행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외국을 체험하게 하고, 외국을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더듬어 보게 하는 효과도 있죠."

세계다문화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 봉사단 교육이나 교장 직무연수 등에도 활용된다. 해외여행을 앞둔 젊은이들도 미리 가상 현지 체험을 하기 위해 즐겨 찾는다고 한다.

김 관장은 지금까지 소장품을 그러모으고 기획 전시회를 꾸준히 열 수 있게 해준 든든한 후원자로 한국 주재 각국 대사들을 꼽는다.

대사들은 이곳에 들른 뒤 자국의 전시물이 없거나 빈약하면 자청해서 소장품을 기증하기도 하고 필요한 전시물이 현지에서 공수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해서 맺은 인연은 대사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어져 문화 교류의 네트워크로 기능한다.

"글로벌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어만 잘한다고 외국인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건 아니죠. 한국말을 잘해도 외톨이로 지내는 사람이 있잖아요.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겁니다."

김 관장은 박물관을 운영하는 틈틈이 '다문화 전도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4시 KBS 제3라디오 '우리는 한국인입니다'의 '다문화 오디세이'에 7년째 고정 출연하고 있으며, BBS(불교방송)와 다문화 전문 TV채널 tvM에서도 다문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 각급학교와 공공기관 등을 방문해 다문화 이해교육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다문화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11월의 주말 체험 프로그램은 '세계의 과학기술'. 12월에는 '세계의 이색 크리스마스'가 소개될 예정이다. 또 다가오는 겨울방학 프로그램으로는 '세계의 축제'를 준비해놓고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

서울 은평구 불광동 세계다문화박물관 앞에서 김윤태 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세계다문화박물관 앞에서 김윤태 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5 06: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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