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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어떻게든 빚을 수 있는 찰흙…놀라울 만큼 무정형"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들 트럼프 탐구 "그의 영혼과 귀를 잡는 투쟁은 이제 시작"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사랑에 대한 굶주림", "설득 희망은 있다." 다양한 평가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어떤 사람인가? 앞으로 그와 직·간접적으로 상대해야 할 세계 정치·경제 지도자들은 물론 트럼프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도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채 그의 머릿속을 엿볼 수 있는 틈을 찾으려 애쓰는 데 대해 뉴욕타임스의 두 저명 칼럼니스트들이 그를 직접 만나본 뒤 작은 실마리들을 제공했다.

뉴욕타임스를 방문한 트럼프 [AP=연합뉴스]2016. 11.22(현지시간)
뉴욕타임스를 방문한 트럼프 [AP=연합뉴스]2016. 11.22(현지시간)

대선 때 뉴욕타임스와 대척했던 트럼프가 뉴욕타임스를 방문, 발행인을 비롯해 이 신문의 주요 칼럼니스트,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토머스 L. 프리드먼과 프랭크 브루니는 24일 자 신문 칼럼에서 각각 다른 표현으로 같은 '트럼프'를 그려냈다.

프리드먼은 "선거는 끝났지만, 트럼프의 영혼을 차지하려는 투쟁은 이제 막 시작했다"고, 브루니는 "놀라울 정도로 무정형의, 어떤 모양으로도 빚을 수 있는 찰흙 같은" 인물이라고 각각 평했다.

브루니는 "트럼프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 대신 웅대한 의도만 있다"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트럼프는 독서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 배우는 사람이 분명하다"면서 " 선거전엔 그가 당선되리라 생각한 사람이 거의 없어서 주변에서 그의 귀를 잡은 사람들은 극단적인 인물들 뿐"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져 '다른 트럼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통령으로서 트럼프가 실제로 시행할 구체적인 정책은 이제부터 누가 그의 귀를 잡느냐가 관건이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외국 지도자 중 누구보다 빨리 뉴욕에 달려가 트럼프와 회동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민첩했다.

트럼프가 간담회에서 기후변화 협약에 대한 반대, 대선 경쟁자인 클린턴 힐러리의 이메일 사건에 대한 특검 추진,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물고문 용인 등 선거기간 논란이 됐던 입장들을 철회하거나 누그러뜨린 것은 따라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특히 물고문 문제와 관련, 트럼프가 간담회 직전 회동한 유력한 국방부 장관 후보인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과 대화를 통해 생각을 바꿨다고 말한 사실에 두 사람은 주목했다.

매티스는 "물고문이 (정보를 캐는 데) 유용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차라리 담배 한 갑과 맥주 두세 잔이 더 낫다"고 말했다고 트럼프는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소개하면서 "그 대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이런 '무정형'에 대해 브루니는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프리드먼은 "희망을 봤다"고 각각 달리 평가했지만, 사실 같은 것의 양면을 가리킨 것이다.

브루니는 트럼프가 물고문에 대해 스스로는 충분히 고민해보지 않았으며 따라서 "'트럼프 나라'에선 트럼프를 가장 나중에 만난 사람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뜻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까지 그가 지근거리에 둔 사람들은 "가장 건설적이고, 자제력이 있으며, 통합적인 인물들이 아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상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사람들과 접촉하고 듣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트럼프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등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밝히면서 "잘하려고, 대통령을 하려는 것"이라고 '성공한 대통령'에 대한 의욕을 보인 점에 주목했다.

프리드먼은 "트럼프에 반대한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아직 경계심을 풀 때가 아니지만, 온건 공화당 인사들과 민주당 성향이지만 트럼프가 귀 기울일 만한 빌 게이츠 같은 기업인들은 바로 지금부터라도 트럼프 가까이 파고들어 그를 가운데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트럼프에 대한 설득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브루니는 트럼프가 모두 발언에서 자신의 당선을 "위대한 승리"라며 예의 자기 자랑을 길게 늘어놓은 사실을 소개하고 "트럼프에게 자기 자랑은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쉼이 없고 자동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손뼉 쳐주지 않는 우리 같은 사람들"과 만나서는 자세를 낮추고 목소리를 좀 죽였다면서 이 모습이 이런저런 정책에 관한 그의 발언보다 흥미로운 대목이었다고 말했다.

브루니는 간담회 직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뉴욕타임스를 "몰락"하는 신문이라고 비난했던 트럼프가 간담회 면전에선 "위대한, 위대한 미국의 보석"일 뿐 아니라 "세계의 보석"이라고 추어올렸다며 "인정받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 차고 "사랑에 굶주린" 트럼프라고 묘사했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4 17: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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