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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서툰 베트남 동포 등쳐 수술후원금 3천만원 가로채

송고시간2016-11-24 09:24

불법체류 베트남 동포에 접근 "딸 수술비 대납했다"며 후원금 가로채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귀화한 베트남 여성이 남편과 함께 베트남 동포 부부 신생아의 수술 후원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와 횡령 혐의로 홍모(38·여)씨를 구속하고 홍씨의 남편 나모(5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홍씨 부부는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 A씨 부부에게 접근, 2012년 6월 경북대 병원에서 무료로 심장 수술을 받은 딸의 수술비 3천만원을 대납했다고 속여 3년간 A씨 부부에게서 2천239만7천600원을 뜯어 냈다.

이들은 또 실제로 수술비를 대납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후원금 853만원도횡령하는 등 3천92만7천600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 신생아 수술 후원금 피해자 [부산경찰청 제공영상 캡처]
베트남 신생아 수술 후원금 피해자 [부산경찰청 제공영상 캡처]

A씨 부부의 딸은 선천성 심장병 탓에 생후 열흘 만에 수술을 받아야 했다.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병원 측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요청해 재단이 수술비를 부담했지만, 한국어를 모르고 국내 사정에 어둡던 A씨 부부는 이런 내용을 몰랐다.

홍씨 부부는 병원과 재단 관계자의 의심을 피하려고 A씨 부부 딸의 이모와 이모부 행세를 했다.

A씨 부부의 사연은 2012년에 KBS의 후원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에 소개됐고, 재단이 매달 생활지원자금 120만원을 후원했다.

홍씨 부부는 후원금 지급 통장을 관리해주겠다고 해놓고 A씨 부부의 통장에서 임의로 853만원을 인출해 생활비로 썼다.

경찰 조사결과 홍씨는 베트남 출신으로 2002년 나씨와 결혼해 2008년에 귀화했다.

홍씨 부부는 행정사 명의를 빌려 2014년 9월 부산 북구에 행정사 사무실을 차리고 투자 사기도 벌였다.

이들은 매월 30만원을 주겠다며 국내외 베트남인에게 종교·의료·취업비자 입국초청, 한국어 시험이 없는 대한민국 국적취득, 베트남 에어라인 비행기표 대리점 등의 사업을 소개하고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경찰은 베트남인 29명이 모두 1억8천230만원의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가 행정사 사무실 실장과 사무장 명함을 들고 다니며 활동했다"며 "국내 사정에 어두운 베트남 동포들이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홍씨 부부에게 행정사 명의를 빌려주고 매달 40만원을 받은 행정사 2명을 행정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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