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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악장은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존재감 필요"

45년 빈필 악장 퀴힐, 객원 악장으로 서울시향과 '호흡'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오케스트라의 악장은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에 낀 '샌드위치' 같아요. 오케스트라의 사운드에 큰 영향 미치기 때문에 존재감이 필요한 자리이기도 하죠."

오는 26일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정기연주회에 객원 악장으로 합류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66)은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오스트리아의 빈 필하모닉에서 45년간 악장을 맡으며 '빈 필 사운드'를 지켜온 인물이다.

만 20세 나이에 악장으로 임명됐고 1992년부터는 제1악장을 맡았다. 지난 8월 은퇴할 때까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게오르그 솔티 등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했다.

빈 필하모닉은 특히 상임 지휘자를 두지 않고 3∼4명의 악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객원으로 초청한 지휘자와 공연하는 독특한 운영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현악기군은 물론 악단 전체 관리를 총괄하는 악장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빈 필하모닉 악장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
빈 필하모닉 악장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퀴힐은 그간 일본 NHK심포니와 쾰른 서독일 방송교향악단, 바이에른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 등의 객원악장으로도 활동해왔다. 한국 오케스트라에서 객원악장으로 서는 것은 이번 서울시향과의 공연이 처음이다.

22일 인터뷰에 응한 퀴힐은 8월 말 빈 필하모닉 은퇴 공연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케스트라의 일원으로 연주하게 됐다며 "서울시향과 어떤 '케미스트리'(화학반응)가 오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오케스트라 악장의 역할을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조율사와 같다고 설명했다.

퀴힐은 "지휘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오케스트라가 재현할 수는 없다. 오케스트라를 보호하는 것과 지휘자의 요구사항을 어디까지 들어줄지를 조율하는 일은 항상 어렵다"며 "그런 면에서 악장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중간에 낀 샌드위치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 악장들 가운데에는 지휘자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그렇게 용기 내는 사람이 드물다"며 때로는 지휘자에게 과감하게 의견을 개진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서울시향 악장 자리가 올해 초부터 공석이었다는 설명에는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악장의 자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퀴힐은 좋은 악장의 요건을 말해 달라고 하자 "악장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어 줘야 한다"며 "특히 악장들이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만큼 그런 존재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빈 필하모닉 악장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춘 여러 거장 지휘자들과의 뒷이야기도 풀어놨다.

"카리스마 넘치는 카라얀은 인간적인 면모가 있어요. 그의 말년에 미국 카네기홀 공연을 같이했는데 내가 사랑니가 나서 고생하던 상황을 눈치채고 방으로 따로 불러 걱정을 해주는가하면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번스타인은 지휘할 때 팔을 양옆으로 휘두르는 습관 때문에 연주자들의 보면대를 넘어뜨리곤 해서 애를 먹었죠."

젊은 연주자들을 향해서는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신이 커리어를 시작하던 시절에는 젊은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데에 비해 요즘에는 다들 콩쿠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퀴힐은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오케스트라의 본질적 부분이지만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독주자나 실내악 연주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젊은 연주자들은 CD나 DVD를 많이 접해서 그런지 연주할 때 흠 없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데 얽매이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도전적인 면모가 부족하다"며 "음악을 한다는 본질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빈필하모닉 악장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
빈필하모닉 악장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라이너 퀴힐[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inishmor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3 11:4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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