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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급증하는 비뇨기암…로봇수술이 정답이다?

전립선암·방광암·신장암엔 개복수술·복강경 수술보다 효과
비싼 비용은 단점…건강보험 적용 검토해야

(서울=연합뉴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국내 비뇨기계 암 환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식생활의 서구화고, 나머지 하나는 인구 분포의 고령화 추세다.

그중에서도 인구의 고령화 추세는 비뇨기계 암 증가에 향후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노년기에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암이 비뇨기계 암이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은 이미 2000년에 전체 인구의 7%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인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했으며 2017년에는 이런 노인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 사회'(Aged Society)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 중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post-aged society)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에 따르면 남성에게 잦은 10대 암종 가운데 비뇨기계 관련 암종이 3개나 됐다. 바로 전립선암(37.6%, 5위), 방광암(12%, 7위), 신장암(11.8%, 8위)이다.

더욱이 현재 미국 등 서구사회의 암 발생률 중 전립선암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앞으로 국내에서도 비뇨기계 암의 빈도가 이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렇게 비뇨기계 암이 증가하는 만큼 치료기술도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뇨기계 암 치료는 과거 복부를 크게 절개하고 시행했던 개복수술에서, 작은 절개창 몇 개만을 이용하는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 침습' 수술법이 점차 대안으로 자리를 잡는 추세다.

물론 다양한 초기 암 수술에 표준화되고 있는 복강경 수술도 신장암, 전립선암 등에서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의 특성상 복강경 수술은 비뇨기계 암에서 고난도의 수술로 꼽힌다.

로봇 조작장면
로봇 조작장면[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특히 전립선은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데다 전립선 제거 후 방광과 요도를 이어줘야 하는 등 수술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신장암 수술도 부분 절제를 하는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종양을 제거하고 남은 신장을 잘 봉합해 정상 형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하는 등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로는 상당히 힘든 수술로 분류된다.

수술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부작용의 발생을 높이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장기보다 비뇨기계 암 수술에서는 일반 복강경 수술 보다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는 로봇수술로 점차 대체될 필요성이 있다.

로봇수술은 일반적으로 선명하고 확대된 입체 시야, 다양한 각도로 꺾이는 관절 달린 수술기구, 수술기구의 자유롭고 정밀한 움직임, 손 떨림 제거 기능 등의 장점을 갖춰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또 배를 열지 않고 시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면서 회복이 빠르고 상처가 적게 남아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로봇으로 전립선암, 방광암 수술을 하면 기존의 개복수술과 복강경 수술에서 쉽게 하지 못하는 신경 보존이 용이해지는 이점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에게서 수술 후 고통을 호소하는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의 합병증이 생기는 비율이 낮고 회복이 빠른 편이다.

또 부분 신절제술은 출혈을 줄이기 위해 신장에 혈액 공급을 담당하는 신장 혈관을 막아 혈류 공급을 차단한 채 수술이 진행되는데, 이 때문에 빠른 시간에 종양을 제거하고 남은 신장을 봉합해야 하는 등 촌각을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술에도 로봇을 이용하면 인체의 손목과 같이 기구가 움직여 수술을 빨리 진행할 수 있고, 기존의 복강경 수술보다 정교함과 정확성에서 매우 유리한 측면이 있다. 최근에 나오는 논문들을 보면 수술 후 회복, 합병증의 빈도 등의 측면에서 로봇수술이 유리하다는 보고들이 많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장비가 뒷받침되지 않아 신장암에 부분 신절제술을 시행하지 못하고 신장을 모두 제거하거나 개복하는 경우가 아직도 일부 병원에서 흔하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로봇수술이라고 해서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언제나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로봇수술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지, 인공지능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로봇의 팔 동작, 손동작은 모두 수술자인 비뇨기과 의사에 의해 섬세하게 조작되는 만큼 같은 로봇수술이라고 해도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숙련된 의사가 시행하는 로봇수술은 일반적으로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좋은 결과를 보인다.

로봇수술 모습
로봇수술 모습[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로봇수술에는 큰 장애물이 있다.

바로 건강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기존 수술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로봇 장비 자체의 가격도 매우 비싸지만, 수술할 때 사용되는 일회용 재료나 로봇 팔 등의 기구 가격도 비싸서 환자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 현재 로봇을 보급하는 회사가 독점적 지위에 있어 가격이 더 높은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국내 회사나 대학에서 준비 중인 수술용 로봇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직은 실손보험이 있거나 경제적인 여유가 되는 환자들만 선택적으로 로봇수술을 받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선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향후 건강보험이 적용돼 로봇수술이 대중적인 수술로 자리 잡고, 이에 따라 수술 비용이 낮아질 여지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로봇 수술의 안전성, 유효성 등을 인정해 보험이 적용되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에서도 보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어렸을 때 공상과학만화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AI(인공지능)라든지, 의료용 로봇은 이제 머지않은 미래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생각된다.

로봇수술이 처음 나왔을 때, 이 수술의 장점을 의심하는 의사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다. 확실한 장점이 있는 수술이며, 가격 등의 장애물을 넘는다면 비뇨기계 암 분야는 물론 다양한 수술분야로 충분히 보편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변석수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 변석수 교수는 1992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고, 국군덕정병원, 서울대병원 전임의 및 을지대병원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비뇨기과장과 홍보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변 교수는 비뇨기암 분야 로봇수술에서 국내 손꼽히는 명의 중 하나다. 특히 신장암의 로봇부분절제술과 전립선암 로봇수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변교수의 신장암 로봇부분절제술은 수술 전체 영상이 다빈치로봇회사의 교육용 홈페이지에 올려져 전 세계 로봇수술의 표준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변 교수는 또 한국인의 전립선암 특성 연구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대한비뇨기과학회 연구이사로 왕성한 학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bi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3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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