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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최순실 국정조사 어느 때보다 책임 무겁다

(서울=연합뉴스) 여야 3당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전반기 일정에 21일 합의했다. 여야 3당 특위 간사는 증인 채택에 합의하고 다음 달 5일 1차 청문회부터 4차 청문회까지의 일정을 확정했다. 이에 앞서 오는 30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대검찰청,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첫 번째 기관보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60일간 활동에 들어간다. 역대 최대규모로 치러질 이번 국정조사는 특히 대통령의 향후 거취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안을 다루는 만큼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진행되리라 믿고,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국정조사는 법률적 처벌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국정농단을 캐내고, 국민에게 진상을 알리는 기회라는 점에서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든 현시점에서는 중대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이번 국정조사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각종 의혹의 진상은 무엇인지,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가려내고 재발방지책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조사계획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정부와 관련 기관ㆍ단체ㆍ법인ㆍ개인 등은 수사나 재판을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자료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명시적 조항이다. 과거 국정감사와 국정조사에서 증인들이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구실로 출석을 거부하거나 자료제출에 협조하지 않은 사례가 빈발한 데 따른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관계자와 민간인 등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곧 특별검사가 임명돼 수사를 이어받을 상황이라는 측면도 고려된 내용이다. 이번 국조만은 증인들의 비협조로 과거처럼 맹탕 조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국정조사의 범위에는 현재 검찰의 수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인 사안 외에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농단 방조 및 비호 의혹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부당 해임 의혹 ▲최순실 일가의 불법재산 형성 및 은닉 의혹이 명시됐고, 향후 조사과정에서 대상과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전대미문의 사건에 걸맞은 파격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여야가 국조에 부르기로 합의한 증인은 핵심인물인 최순실, 차은택, 안종범과 김기춘, 우병우, 조원동,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외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 회장,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등이다. 이들 외에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과 관련해 박 대통령과 면담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8대 그룹 총수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당초 야당은 피의자가 된 박 대통령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여당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과거 여러 차례 열린 국정조사는 소모적인 정파 논쟁 등으로 별 소득을 내지 못했다. 오죽하면 국조 무용론이 비등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국정농단이라는 이번 사안에는 정파적 이해득실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믿고 싶다. 필요한 것은 진상규명이고, 요구되는 일은 재발방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일 뿐이다. 그만큼 사태가 엄중하고 상황이 위급하다. 증인들의 태도 또한 국민의 요구에 순응해야 한다. 수사상 피의자건 참고인이건 진지하고 솔직하게 진상조사에 응해야 한다. 예컨대 일각에서는 재벌총수의 출석을 경제 상황과 연결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를 내는 모양인데, 자칫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들이 아직 피의자는 아니지만, 이번 사태와 깊숙하게 얽혀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진실을 공개해 국민의 판단을 구한다는 겸허한 자세를 먼저 가져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1 16: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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