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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경로 불규칙·동시다발…AI 서해안벨트 타고 전방위 확산

천안서 첫 검출후 익산·해남·음성·양주·김제로 급속히 번져
철새→텃새→사람·차량' 기존 감염 패턴 깨져…주범은 '철새'
감염 경로 불규칙·동시다발…AI 서해안벨트 타고 전방위 확산 - 1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중국에서 6명의 목숨을 앗아간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해안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오리와 닭 집단 폐사나 예방적 살처분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 발생했던 AI에 비해 폐사율이 훨씬 높고, 전파 속도도 빨라 그 어느 때보다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 곳곳 AI 난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 곳곳 AI 난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예년에는 AI가 발생한 최초의 농장에서 바이러스가 이웃 농장으로 번지는 패턴이었으나 이번에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새끼 오리나 병아리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퍼지거나 사료 배달용 차량에 의해 확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감염 경로가 명쾌하게 밝혀졌던 것과는 달리 올해 AI 발생은 일정한 패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전국에서 들쭉날쭉 전방위적으로 발생한다.

야생 철새가 월동하는 하천이 농장 주변에 있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을 찾을 수 없어, 발병 원인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야생 철새가 먹이가 풍부한 서해안 일대 하천을 따라 이동하면서 가는 곳마다 AI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생 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역이나 AI 확진 농장, 의심 신고한 농장이 전국에 산재하면서 발병 경로를 추적하는 역학조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올해 발생한 AI는 과거 발생했던 H5N1형, H5N8형 바이러스보다 더 강력해 중국에서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던 고고(高高)병원성의 H5N6형 바이러스라 당국과 축산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AI가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11일이다.

"살처분 작업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살처분 작업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남 천안시 풍세면 남관리 소재 봉강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을 정밀 검사한 결과 지난 11일 H5N6형의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 야생조류 분변은 지난달 28일 채취한 것이다. 다시 말해 AI가 확인되기 20여일 전에 봉강천 일대가 이미 AI가 감염됐다는 얘기다.

지난 11일 전북 익산시 춘포면 만경강 일대에서 채취한 시료에서도 같은 유형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지난 14일 확인됐다.

야생조류에서 AI가 검출되면서 충남과 전북에 비상이 걸렸다. 바이러스 검출 지역 가금류 사육 농가에 대한 이동 제한조치를 취하고 차단 방역에 힘을 써 왔다.

그러나 정작 AI 의심 신고는 전남과 충북의 오리농장에서 했다.

지난 16일 전남 해남의 산란계 농장과 충북 음성의 육용 오리 사육 농가에서 닭과 오리가 집단 폐사했다는 신고가 각각 접수됐다. 확인 결과 두 농장 모두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사흘 뒤인 지난 19일 청주 육용 오리 농가와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에서 재차 집단 폐사했고, 같은 날 도축장 출하를 위해 검사를 한 전남 무안군의 육용 오리 농가에서도 AI 감염이 확진됐다.

21일에는 전북 김제시 금구면의 한 농가가 사육하는 육용 오리 100마리가 집단 폐사, 축산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강·하천이나 확진·의심 농가가 소재한 시·도를 살펴보면 감염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일정한 패턴이 없다. 충남 천안에서 처음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전북 익산→전남 해남→충북 음성·청주→전남 무안→경기 양주→전북 김제 순으로 럭비공 튀듯 불규칙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역학조사를 해도 전파 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

"AI 차단 방역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AI 차단 방역 중"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3년 12월 고병원성 AI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올해까지 철새가 유입한 AI 바이러스를 텃새나 쥐가 농장에 퍼뜨렸거나 새끼오리나 병아리를 육계·육용 오리 농장으로 옮기는 차량이나 사료운반 차량에 의해 확산했다는 게 그동안의 역학조사 결과였다.

그러나 H5N6형 바이러스가 국내 처음 유입된 올해는 이런 고전적인 감염 경로로는 설명이 안 된다. 축산당국은 일정한 패턴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AI가 번지게 하는 '주범'으로 철새를 꼽고 있다.

AI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의 농가를 분석해봐도 이번 AI 전파 매개체가 철새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농가에서 키우는 오리는 부화한 지 38일째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AI에 감염된 오리는 통상 증상을 보일 때까지 잠복기가 짧게는 3∼7일, 길게는 20일에 달한다. 이 농장 오리가 다른 농장에서 AI에 감염돼 입식됐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닭도 통상 산란 후 22주가 지나야 알을 낳기 시작한다. 이런 점에서 전남 해남과 경기 양주의 산란계 농장 역시 사람이나 차량 등에 의한 감염보다는 철새에 의해 AI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당국 관계자는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명확한 전파 경로가 파악되지 않는다"며 "AI가 서해안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철새에 의한 전파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1 14: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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