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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파문 '줄기세포 게이트' 비화하나…업계 '전전긍긍'

합법·불법 핵심은 세포 '배양' 여부…배양 안했다면 합법
바이오업계 "줄기세포는 미래 성장동력…발목 잡아선 안돼"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CG)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CG)[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본 차병원(도쿄셀클리닉·TCC)에서 면역세포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내 세포치료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세포치료 연구개발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안 좋은 인식이 심어지며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일부 허가된 의약품을 출시한 업체조차도 덩달아 '오명'을 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형국이다.

세포치료는 혈액안의 면역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 다시 혈액 속으로 주입함으로써 면역력을 강화하는 면역세포 치료와 손상된 피부, 연골 등 인체 일부를 재건하기 위해 세포를 분화시키는 줄기세포 치료 등으로 구분된다.

◇ 세포치료 불법 판단은 '세포 배양' 여부

박근혜 대통령이 2010년 국회의원 시절 얼굴 미용 등을 위해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에게 줄기세포 시술을 한 것으로 거론된 업체는 '알앤엘바이오'다. 이 업체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한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시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시술 의혹이 세포의 '배양' 여부에 따라 합법 또는 불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관이 환자의 줄기세포를 추출해 세척·냉동 등의 단순 처리만 한 뒤 신체에 다시 주입하면 합법이기 때문이다. 일부 병원에서 이뤄지는 줄기세포 성형·미용 등의 시술은 세포의 배양 없이 단순 주입하는 식이다.

개인의 지방 줄기세포를 분리·세척만 해 투여했다면 합법이지만, 만약 특정 용도로 배양한 줄기세포를 투여했다면 불법 의약품을 시술받은 게 된다. 약사법은 세포의 배양 단계부터는 의약품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박 대통령의 줄기세포 시술이 불법으로 드러나더라도 관련 법규상으로는 처벌하기도 힘들다. 의료기관에서 허가되지 않은 세포를 배양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되지만 환자는 처벌받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알앤엘바이오는 2007년부터 2010년 사이에 환자의 줄기세포를 추출·배양해 국내외 협력병원에 시술을 의뢰하다 보건당국에 적발돼 CEO가 구속되는 일까지 발생했지만, 환자에 대한 처벌은 없었다.

◇ 줄기세포 시술은 "손상된 신체의 재건"

줄기세포는 대개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연구되는 '배아줄기세포'와 '역분화줄기세포', 그리고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국내외 줄기세포 연구는 1세대 줄기세포인 성체줄기세포에 집중되고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지방이나 골수, 뇌세포 등 성장이 끝난 신체조직에서 얻는 줄기세포다. 분화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난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에서 벗어나 연구가 활발하다. 이미 상용화돼 시판된 줄기세포 치료제도 모두 성체줄기세포 분야다.

박 대통령의 시술 의혹이 제기된 줄기세포도 몸속 지방에서 뽑아낸 성체줄기세포다. 주로 얼굴과 가슴성형, 탈모치료,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되지만 일부에서는 질병 치료제로도 임상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기본적으로 일종의 '재건'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성장인자가 함유된 줄기세포가 손상된 조직의 재생 등을 돕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줄기세포 치료제는 퇴행성 관절염이나 크론병으로 인한 누공 등에 사용되도록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면 역시 피부의 손상도를 개선하고 탄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 세포치료제 연구자는 "줄기세포 시술은 사실상 배양을 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이라 질병 치료 등에 사용하기엔 부적합하지만, 피부 미용에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일부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단 줄기세포 치료에 있어 핵심은 '배양'이기 때문에 배양하지 않는 건 엄밀히 말해 줄기세포 치료라고 말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인체의 지방 1㏄에서는 100만 개의 줄기세포를 채취할 수 있는데 이 정도로는 효과가 별로 없어 세포수를 20~50배 늘리기 위해 배양 등의 증식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줄기세포는 미래 성장동력…발목 잡아선 안돼"

박 대통령의 불법 줄기세포 의혹이 퍼지면서 국내 세포치료제 업계는 '불법' 오명을 뒤집어쓸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왔던 바이오 산업 투자, 규제 완화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규제 완화, 정부의 지원 등이 모두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생각할까 봐 두렵다"며 "바이오 산업의 잠재력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은 미국 다음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식약처 집계 결과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실시된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 건수 317건 중 46건이 한국에서 진행됐다. 146건을 진행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임상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허가된 약은 많지 않다. 업계에서 바이오 산업에 더 큰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허가된 줄기세포 치료제는 4개뿐이다. 줄기세포(4개)를 포함한 총 세포치료제는 14개다.

올해 식약처의 의약품 조건부 허가 대상 확대로 한껏 달아오른 연구개발 분위기가 식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식약처는 기존 희귀질환, 암 등에만 적용해온 조건부 허가제를 알츠하이머, 뇌경색 등으로 확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가지 규제 완화로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인 분위기가 다시 움츠러들까 우려된다"라며 "오랜 노력에 따른 결과가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고 전했다.

jand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1 15: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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