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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지금 개헌 얘기는 순수 안해" vs 김종인 "핑계 납득 못해"(종합)

손학규 김종인 등 개헌파, 文 "개헌 말할 때 아니다"에 일제히 반박
역할론 주문받은 孫 "빅뱅 일어날 것" 제3지대론 탄력받나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개헌 시기를 둘러싸고 21일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개헌파들이 충돌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개헌을 말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기에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며 "개헌이 필요하지만, 다음 대선 때 대선 후보들이 공약해서 다음 정부 초에 개헌을 실행하는 것이 맞는 시기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의 개헌파들은 이런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즉각적인 개헌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전 대표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 축사를 통해 "최근의 현실을 보고도 시간이 없느니 등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헌 논의를 안 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이 있다. 도저히 납득을 못 한다"고 말했다.

대화하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손학규 전 대표
대화하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손학규 전 대표(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왼쪽)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합의제 민주주의에 기초한 제7공화국 건설 방안' 세미나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16.11.21
chc@yna.co.kr

손 전 대표도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의 발언에 대해 "개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며 "6공화국의 명이 다하면서 그 모순이 최순실 게이트로 폭발했는데, 이런 국민적 대변혁기, 명예혁명·시민운동의 시기야말로 개헌의 적기라는 생각이다. 지금이야말로 정치 체제 변화를 수반하는 시민혁명의 시대"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어제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의 만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지금까지 개헌에 대해서 적극적이던 국회의장께서 회의적 말씀을 하셨다"면서 "특히 민주당 원내대표는 내년 1월에 특위를 구성해서 논의는 해보자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개헌을 반대하니까 이렇게 완전히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개헌파들은 이날 '합의제 민주주의에 기초한 제7공화국 건설 방안'을 주제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개헌의 당위성을 일제히 강조했다.

새누리당 출신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박 대통령의 게이트를 보면서 5년 단임제의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가 백일하에 드러났다고 본다"면서 "개헌으로 근본적인 치료를 하고 새 비전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1년 내 권한 집중 해소와 이원집정부제와 같은 개헌 공약을 해야 한다. 내년 선출될 대통령은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2020년 4월에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때부터 개헌론을 주창해온 정세균 의장은 "사실 따지고 보면 대통령을 둘러싼 작금의 혼란도 시대나 민의의 수준에 맞지 않는 낡은 제도로부터 비롯된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 우리는 견제 받지 않은 권력,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이 낳은심각한 폐해를 목도하고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우리나라의 지난 70년간 대통령제가 어떻게 운영됐는지 되새겨본다면 왜 지금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개헌해야 되는지 결론이 나온다"면서 "정 의장이 마음만 제대로 잡수시면 국회에서 개헌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제7공화국 건설 세미나에서 박수 치는 정치인들
제7공화국 건설 세미나에서 박수 치는 정치인들(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합의제 민주주의에 기초한 제7공화국 건설 방안'세미나에 정세균 국회의장(왼쪽부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2016.11.21
chc@yna.co.kr

손 전 대표도 기조연설에서 그간 밝혀 온 개헌에 대한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독일의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다당제 연립정부를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우원식·오제세·전혜숙·강훈식·김병욱·고용진·박찬대·어기구 의원, 국민의당 이상돈·윤영일 의원, 무소속 이찬열 의원 등이 손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행사를 계기로 손 전 대표가 앞으로 개헌 행보를 본격화한다면 앞으로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론'이 다시 불붙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최순실 파문' 국면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정면충돌로 내홍이 깊어 지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이탈 세력이 나올 경우 개헌파들이 제3지대에서 모이는 시나리오도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탈당을 선언하기로 하는 등 여권 비주류들의 이탈이 가시화되면서 이런 전망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손 전 대표는 세미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우리나라 정치에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새판짜기란 그냥 단순한 정계개편이나 제3지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틀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서는 여전히 개헌론은 지금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주장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어 개헌론이 기대만큼 부각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ljungber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1 18: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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