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지역이슈> '4대강 사업' 잔재 낙동강 준설선…식수 오염 논란

낙동강 정박·침몰 준설선 총 16대…4대강 사업 완료 뒤 5년간 방치
환경단체 '상수원 오염' 지적…강제 반출 어려워 지자체·유관 기관 '난감'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버려진 배를 거창하게 말하면 '살아있는 박물관'이자 '역사의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해양고고학 연구자들은 침몰한 로마 전함, 스페인 갤리온선, 영국 무적함대, 호화여객선 타이태닉호 등에서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상을 읽어낸다.

침몰하거나 버려진 배는 대개 특정 순간의 정보를 담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된 뒤 낙동강변에 방치된 준설선도 환경오염을 야기한 '토공사업 타임캡슐'로 전락할 신세다.

환경단체는 준설선 때문에 주변 경관이 망가지고 유해물질 유출로 수돗물이 오염될 우려마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지방자치단체는 환경단체 주장에 일부 동의하지만 개인 소유 준설선을 강제로 이전할 권한은 없다고 해명했다.

비록 낙동강 보처럼 유해성이 크거나 뚜렷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나 '4대강 사업의 잔재'라 할 수 있는 준설선 때문에 환경단체와 지자체·유관 기관의 갈등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 김해 상수원 인근 폐준설선서 화재…기름 20ℓ 유출

경남 환경단체인 낙동강 경남네트워크는 최근 낙동강변에서 진행 중인 폐준설선 해체작업으로 유해물질이 유출돼 수돗물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폐준설선은 2011년 4대강 사업 공사에 투입돼 강바닥 흙이나 돌을 퍼내는 데 사용되다가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 낙동강변에서 침몰한 뒤 지금까지 현장에 방치됐다.

최근에는 반출을 위한 해체작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지난 9일에는 폐준설선에서 용접을 하던 중 불티가 남아 있던 기름에 붙으면서 불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이 화재로 기름 20ℓ가 낙동강에 유출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해시는 방제작업을 벌여 기름 유출을 막느라 비상이 걸렸다. 낙동강 네트워크는 비산먼지·기름 등 유해물질 때문에 수질이 오염될 수 있으니 폐준설선 자체를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낙동강 네트워크 관계자는 "폐준설선은 그간 어떤 환경오염 예방시설도 설치되지 않은 채 방치됐다"며 "폐준설선 부산물이 강 둔치에 널려있는 것은 낙동강 상수원 오염사고에 대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폐준설선은 김해시민의 수돗물로 이용되는 낙동강 상수원 상류 9㎞ 지점에서 해체작업 중이었다.

폐준설선에서 각종 유해물질이 흘러나온다면 얼마든지 상수원이 오염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에 김해시는 부산국토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폐준설선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

◇ 낙동강 정박·침몰 준설선 16대…사유재산이라 반출 어려워

더 큰 문제는 낙동강 전역에 정박한 나머지 준설선들이다. 부산국토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에 4대, 부산·경남에 12대 등 총 16대의 준설선이 정박한 상태다.

이 중 4대는 4대강 사업 뒤 정박 기간이 길어지며 태풍 등 자연재해로 바다에 가라앉은 '침몰선'이지만 여전히 낙동강에 그대로 방치됐다.

모두 2012년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낙동강에 그대로 둔 배들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폐준설선은 철거하더라도 나머지 15대는 침몰하거나 정박한 상태로 여전히 낙동강에 남아 있는 것이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이 준설선들이 낙동강에 남은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4대강 사업 당시 낙동강 전역에 투입된 준설선은 30대 정도였다.

이중 14대는 4대강 사업이 완료된 뒤 부산국토청으로부터 이양에 필요한 비용을 보상금 명목으로 받고 철수했다.

4대강 사업 고시 이전에 등록된 준설선은 예산 지원을 받았으나 4대강 사업 중 투입된 준설선은 예산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선주들 입장에서는 자비를 들여 준설선을 이양할 바에야 그냥 낙동강에 내버려두는 편을 택한 것이다.

관련 기관이 손을 놓고 구경만 한 것은 아니었다.

부산국토청은 낙동강에 남은 준설선이 하천에 위해를 가하기 때문에 이양해야 한다고 고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준설선이 정박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에 유해하다고 보기 힘들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부산국토청은 방치된 선박 처분에 관한 규정이 있는 공유수면관리법으로 준설선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해당 법령으로 배를 반출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선주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산국토청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으로 강제 이양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엄연히 사유재산인 배를 마음대로 옮기려 하며 법적 다툼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며 "지자체나 관련 기관은 이런 일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호소했다.

◇ 환경단체 "유해성 의심의 여지 없어" vs 유관 기관 "일부 동의하나 관리 철저"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준설선을 반출할 수 없는 까닭은 이 배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객관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데 있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김해 폐준설선 해체 현장 [낙동강 네트워크 제공=연합뉴스]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사유재산인 배를 선주 동의 없이 강제로 옮기려면 '물 위에 떠 있는 모든 배'도 강제 반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적 모순에 부닥치는 것이다.

환경단체는 정박한 준설선에서 유해물질이 나와 강으로 흘러들어 간다는 사실엔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네트워크 관계자는 "준설선에서 시뻘건 녹이나 중금속·발암물질이 들어있는 페인트가 나와 상수원으로 흘러들어 간다"며 "강으로 흘러드는 게 눈으로도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수질에 영향이 없다고 말하는 게 타당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침몰 준설선 4대는 배 전체가 물 밑에 가라앉아 있어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선체 전체에서 페인트나 녹 등 유해물질이 스며 나와 강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으며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 등도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박 준설선도 장기간 방치 시 태풍 '차바'처럼 큰 자연재해가 닥치면 언제든지 침몰할 우려가 있다.

지자체와 부산국토청은 침몰선의 유해성 우려에는 동의하지만 정박한 채 물 위에 떠 있는 나머지 준설선마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침몰한 배에서는 고철 등 수질오염 요인이 있는 게 맞는다고 보며 이 선박들은 최대한 빨리 철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나머지 준설선은 모두 정식 허락을 받고 정박했으며 녹이 좀 슬었다고 강제 반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해는 우선 부산국토청으로부터 예산을 받아 침몰선을 철거한 뒤 이 비용을 선주들에게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산국토청 관계자는 "매년 봄·겨울에 환경청·지자체와 함께 준설선 안전점검을 철저히 실시하고 있다"며 "이들 선박에서 유류가 흘러나오는 등 이상은 없으며 법적 테두리 안에서 잘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home122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21 07: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