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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무 내정자 세션스, 트럼프의 강경파 최측근

앨라배마 토박이로 트럼프에는 '충성' 이민에는 '강경'
'인종차별주의자' 꼬리표 달려…상원서는 '아웃사이더'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미국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을 설명할 때 미국 언론들이 가장 먼저 사용하는 단어는 '충성'이다.

공화당 주류에서 아무도 트럼프를 거들떠보지 않았던 지난 2월 맨 먼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것은 물론, 선거운동 기간에 '음담패설 녹음파일' 등 트럼프가 각종 구설에 휘말릴 때도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그를 엄호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인권운동 중 하나인 '셀마 행진'이 벌어지기 19년 전인 1946년에 앨라배마 주 셀마에서 태어난 세션스 의원은 앨라배마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앨라배마 주 모바일에서 변호사로 활동한 앨라배마 토박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세션스 의원이 유·소년기에 흑인과 백인을 분리해 교육하던 학교에 재학한 점을 포함해 인종차별이 당연시되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성장한 점이 그의 자아 형성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션스 의원은 개인적으로 판사 경험을 쌓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언급을 했지만, 그가 재판장석에 서지 못하도록 가로막은 대표적인 요인은 그의 인종차별 성향이었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세션스 의원을 연방지방법원 판사로 지명한 뒤 상원 청문회가 열렸을 때 그와 함께 일했던 법조인들이 그의 인종차별 언행을 증언한 일은 세션스 의원의 이후 공직생활 내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런 증언 중에 세션스 의원은 '나를 '보이'(boy)라고 불렀다'는 한 흑인 검사의 주장에만 부인했고 다른 주장에는 지금까지도 가부간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보이'는 인종차별이 온존할 때 흑인을 모욕적으로 부르던 호칭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금기어 중 하나다.

세션스 의원의 이런 성향은 그의 의정활동 과정에서 이민 문제에 특히 강경한 정책을 고수하는 것으로 표출돼 왔다.

기능인력이든 비숙련자든 가리지 않고 외국인이 미국에서 취직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비자 문제를 두고 세션스 의원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없앤다'는 이유로 축소만을 주장해 왔다.

세션스 의원은 불법 이민자들을 사면하는 법률들에 대해서는 '테러를 지원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반대해 왔으며, 나아가 합법적인 이민을 포함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모든 이민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12년과 2013년에 주미 한국대사관이 미국 숙련자 취업비자(H-1B)의 국가별 할당량 문제 때문에 세션스 의원과 접촉했을 때 그는 냉담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션스 의원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고, 이런 주장의 실현 가능성은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 6월 CNN에 출연했을 때 세션스 의원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대상에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세션스 의원은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 성향을 보였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정부 지출은 무조건 줄여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금융업계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에 반대하고 2009년에는 경기진작 특별법에 반대했다.

제프 세션스 미국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프 세션스 미국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극우성향 때문에 상원에서 세션스 의원은 그동안 '아웃사이더'로 여겨지거나 '귀찮은 존재'로 치부됐지만, 미국 내 극우파들 사이에서는 '워싱턴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일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유명한 극우 라디오방송 진행자 러시 림보는 지난해 12월 세션스 의원에 대해 "의회에 남아 있는 유일한 보수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선거운동 기간에 세션스 의원이 보여준 트럼프에 대한 충성도는 트럼프 진영의 주요 인사 중 가족 구성원들을 제외한 다른 누구도 따라가기 힘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션스 의원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되고 그 여파로 공화당 지도부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원을 철회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을 때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매우 부적절한 말을 사용했지만 그것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이라크에서 전사한 무슬림 미군의 부모들에게 모욕적인 언급을 했다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으로부터도 맹공을 받았을 때도 세션스 의원은 CNN에 출연해 "그(트럼프)는 전사자들을 존중했고 전사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거나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그(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세션스 의원이 법무장관에 기용된다면 '법과 질서 확립'이라는 트럼프의 이념을 트럼프 본인보다 더 강경하게 실천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특히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단속이 크게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션스 의원은 고향인 앨라배마에서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1996년 처음 당선됐을 때부터 앨라배마 주에서 세션스 의원에 대한 지지율은 59%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smi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9 00: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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