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시험 망쳐 속상한 수험생 자녀, 다그치지 마세요"

송고시간2016-11-19 06:00

"갑작스러운 관심보다 자연스럽게 대화 시도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수능이 끝난 고3 수험생 가운데는 시험을 망쳤다는 자괴감으로 우울증에 빠지거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부모가 홧김에 던지는 "시험도 못 봤으면서", "뭘 잘했다고"와 같이 날 선 언행들이 낙담한 수험생을 궁지로 몰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송동호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19일 "수험생들은 부모를 실망하게 했다는 죄책감, 지나친 간섭과 억압 등으로 우울하거나 불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평소 학업에 큰 부담을 가졌거나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청소년은 지나치게 자신에 대해 비판적이어서 그 실망이 누구보다 크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자녀가 생각하게 만들거나 성적을 책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특성상 자신의 속상한 마음이나 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보다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시험을 망친 대다수 수험생은 부모에게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보다는 게임을 하거나 친구와 늦게까지 어울리는 행동 등을 보인다"며 이때 부모들은 자녀가 성적에 대해 고민이 없다고 여겨 상처가 되는 말들을 내뱉는 실수를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사실 시험결과가 안 좋으면 가장 속상한 사람은 수험생 본인으로 괜한 신경질이나 짜증이 늘 수 있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겠지만, 눈에 보이는 자녀의 행동만 보고 다그치기보다는 마음을 헤아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모로서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로 자녀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평상시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자주 했던 가정이라면 무리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 시험이 끝났다는 이유로 자녀에게 대화를 강요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자녀와 식사를 따로 하던 부모라면 자녀에게 외식을 강요할 게 아니라 좋아하는 음식을 해놨으니 집에 오면 먹으라고 문자를 남기는 등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aera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