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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안보전문가 "2년후쯤 라트비아가 3차대전 발화점될 수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방식 활용 예상…트럼프에 "첫번째이자 최대 시험대"
나토헌장 상호방위 5조 발동 않으면 나토 무력화…발동하면 대러시아 선전포고 격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4년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언했던 미국의 안보 전문가가 "아마 2년쯤 후" 러시아와 접경한 발트 3국 중 라트비아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제3차 세계대전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발트 3국과 주변국[위키피디아 제공]
발트 3국과 주변국[위키피디아 제공]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아프가니스탄 국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다음은 발트 3국"이라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첫 번째자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러시아의 라트비아 침공은 러시아 군복 차림의 대규모 부대가 보란 듯 국경선을 돌파하는 방식이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이 아니라고 발뺌할 수 있는 꼭두각시 병력을 활용해 "모호한 군사적 위기"를 일으키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폴 밀러 텍사스주립대 국가안보센터 소장보가 16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에서 예상했다.

그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라트비아인들이나 에스토니아인들이 자신들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며 폭동을 일으키고 탄압받는 자신들을 국제사회가 보호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수상쩍게 잘 훈련되고 무장한 '러시안발틱스인민해방전선'이라는 조직이 등장한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암살과 폭탄 공격 사건들이 일어나고 발트 3국은 내전 발발의 갈림길에 서서 저강도의 반란에 직면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서방이 추진하는 어떠한 결의도 거부권 행사로 봉쇄하면서 자신들만 평화유지군으로 개입하겠다고 나선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이사회가 소집되자 러시아와의 앙숙 관계인 폴란드가 상호방위를 규정한 나토 헌장 제5조를 발동, 발트 3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다고 규정하고 그에 따라 이를 물리치기 위한 집단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는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모두 미국의 선택만 바라보게 된다.

나토가 헌장 제5조를 발동하지 않으면 나토의 상호 안전보장은 무력화하고 나토 가맹국들은 미래 러시아의 침공 시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수단으로서 나토에 대한 신뢰를 상실해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1939년의 지정학적 상황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갈가리 찢긴 유럽과 러시아의 진격을 막을 수비수가 없는 광활한 개활지라는 푸틴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반대로 나토가 헌장 5조를 발동키로 하면 이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선전포고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을 무릅쓰고 라트비아의 방어에 나설 것인지 결단해야 하는 시점이 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발트 3국 침공 시나리오는 사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부터 서방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 널리 공유돼온 것이다. 폴 밀러 소장보의 주장은 2년, 제3차 세계대전 등의 말들이 들어 있어 더 현실성 높은 '예언'으로 들릴 뿐이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트럼프의 당선 이전부터 러시아 침공 공포에 짓눌린 모습을 보였다.

에스토니아는 여성과 10대를 포함해 2만5천여 명 규모의 의용병을 모집했다. 이들로 '방위연맹'을 결성해 러시아군 침공 시 저항군 활동을 위해 폭발물 제조법, 러시아군 수송대에 대한 치고빠지기 공격 전술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월드 어페어스'가 지난 1일 전했다.

국토의 최대 폭이 240km밖에 안되고 인구도 130만 명뿐인 소국 에스토니아는 6천 명에 불과한 정규군이 국경 넘어 수십만 러시아군을 감시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2008년 폐지했던 징병제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재도입했다. 이들은 또 내년에 나토 지상군 4천 명을 발트 3국에 파견키로 한 계획을 예정대로 실행할 것을 나토에 조르고 있다.

발트 3국이 러시아 침공에 취약한 것은 과거 소련의 속국이었으며, 러시아에 접경한 소국들이라는 점 외에 특히 러시아계 인구가 라트비아 27%, 에스토니아 24%, 리투아니아 6%를 차지할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이들 러시아계는 발트 3국보다는 러시아에 대한 소속감이 더 크다.

이들의 불안을 가중한 것은 대선 기간 나토를 '쓸모없는' 조직으로 깎아내리고, 나토 동맹들이 침공받더라도 미국이 자동으로 방어에 나서지 않고 먼저 방위비 부담 등 제 몫을 다했는지를 따져볼 것이며, 러시아와 관계를 회복하겠다고 말한 트럼프의 당선이다.

트럼프는 발트 3국을 콕 집어 말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진영의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한 방식을 쓸 것인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교외 격인 에스토니아 같은 곳들을 구하기 위해 핵전쟁의 위험을 무릅쓸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발트 3국인들이 성호를 그으며 트럼프가 선거 공약을 지키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트럼프 당선 날인 9일 현지의 불안감을 전했다.

발트 3국을 포함해 유럽은 트럼프가 언제 나토에 대한 정책 방향을 명확히 정리해 밝힐지 목을 빼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의 이웃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지난 14일 러시아의 위협에 떨고 있는 동유럽에 배치할 나토 지상군 중 캐나다군 병력 450명의 파병을 확언하면서 캐나다가 나토의 강력한 지원국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캐나다 언론이 전한 내용이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8 1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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