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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년후라도 살고파" 14세 암환자 냉동보존 소원들어준 英법원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희소암을 앓던 영국의 한 10대 소녀가 나중에 다시 살 수 있도록 자신의 시신을 냉동 보관해 달라고 한 소원을 법원이 허가해준 이례적인 판결이 소녀가 세상을 떠난 뒤에 알려졌다.

미국의 인체 냉동 보존 연구소 전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의 인체 냉동 보존 연구소 전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희소암을 앓던 한 소녀(14)는 지난달 숨지기 직전까지 인터넷을 통해 인체 냉동 보존술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곤 했다.

먼 미래에 기술이 발달해 다시 살아나거나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신체를 극저온 상태에서 보관하는 방식이다.

소녀는 "나는 14살이고 죽고 싶지 않지만, 곧 죽으리라는 것을 안다"며 "냉동 보존이 수백 년 후에라도 내가 치료받고 일어날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판사에게 보냈다.

소녀는 편지에서 "땅에 묻히고 싶지 않다. 살고 싶고, 오래 살고 싶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내 병을 고칠 방법을 찾아 나를 깨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회를 얻고 싶다. 이게 내 소원이다"라고 호소했다.

편지를 받은 저스티스 피터 잭슨 판사는 병원을 직접 방문해 이 소녀를 만났고, 자신의 어려움에 대처하는 이 소녀의 당찬 방식에 감명받았다고 밝혔다.

판사는 소녀가 살아있는 동안에 사연이 언론에 보도되면 소녀에게 부담될 수 있다며 그동안 어떤 사실도 알려지지 않도록 했다.

소녀의 부모는 이혼한 상태로 소녀의 아빠는 지난해 소녀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 7년 동안 연락도 닿지 않았다.

엄마는 시신을 냉동시켜 달라는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 했고, 소녀의 아빠는 "200년 후에 치료가 성공적이어서 딸이 살아 돌아온다 해도 친척조차 없이 기억도 잃고 혼자 미국에 남겨지는 절망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반대했다.

소녀의 아빠도 나중에 딸의 뜻을 존중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으나 판사는 소녀가 바라던 대로 엄마가 딸의 시신 처리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소녀는 소원이 이뤄지리라는 사실을 알고 지난달 평안히 숨을 거뒀다고 잭슨 판사는 전했다.

소녀의 시신은 냉동 보존 지지 단체와 병원의 도움을 받아 현재 영하 130도의 액체 질소에 인체를 보존하는 사설 기관이 있는 미국으로 옮겨진 상태다. 이곳에서 인체를 냉동 보관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7천 파운드(약 5천4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잭슨 판사는 이번 판결이 냉동 보존의 권리에 관한 것이 아니라, 딸의 시신을 처리하는 문제를 놓고 부모간에 벌어진 논쟁에 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과학이 법률가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제기한 상황이므로 정부는 미래를 대비해 인체 냉동 보존에 대한 적절한 규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체 냉동은 아직 논쟁 과정에 있고, 사후 냉동된 시신이 소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영국 보건부는 "이 사례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현재 관련법에 대한 개정 논의는 없지만, 인체조직청(HTA) 등 관계 당국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mih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8 16: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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