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도시의 주인은 사람" 육교가 점차 사라진다

송고시간2016-11-19 08:00

창원 등 전국서 신설 자제 점차 철거…"육교는 자동차 중심 도시화의 산물"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서울 동작구는 지난해 10월 노량진역 앞 육교를 철거했다.

지난해 철거된 노량진 육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철거된 노량진 육교 [연합뉴스 자료사진]

1980년 9월 육교를 준공한지 35년만에 없앴다.

길이 30m, 폭 4m 짜리 이 육교에는 수많은 고시생들 애환이 서려 있다.

전국에서 상경한 고시생들은 이 육교를 이용해 아침 저녁으로 노량진역과 학원가를 오갔다.

경남 창원시는 지난 17일 경남대학교 근처 밤밭고개 도로에 있는 육교를 해체했다.

1992년 설치한 이 육교는 대학생들 주 통학로였다.

최근 철거된 경남대학교 근처 밤밭고개 육교.
최근 철거된 경남대학교 근처 밤밭고개 육교.

대구시 동구는 1972년 대구에서 처음으로 설치된 신암동 평화시장 앞 신암육교를 설치 44년만인 지난 5월 철거했다.

전국 도심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육교가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추세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 중심이던 교통정책이 보행자 중심으로 서서히 바뀌면서부터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1999년 서울시내 육교는 250개에 달했다.

그러나 점차로 줄어 지난해 말에는 158개로 37%나 감소했다.

창원시 육교 역시 2014년 37개, 지난해 35개, 올해 34개로 점차 줄었다.

육교를 새로 짓지 않고 낡은 육교를 계속 허물면서 수가 감소하는 것이다.

허정도 건축사(도시공학 박사)는 육교는 자동차 중심 도시화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심을 달리는 자동차가 선진화로 인식되던 때에 사람이 운행차량을 피하도록 만든 도구가 육교다"며 "미국과 유럽에도 육교를 많이 건설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며 말했다.

육교 오르는 시민들.
육교 오르는 시민들.

그는 "심리적 관점에서도 사람들은 걸어서 올라가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육교는 인간 친화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육교를 설치할 당시에는 보행자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일반인들도 오르기가 만만찮을 정도로 가파른 계단을 가진 육교도 많았다.

임산부나 노약자,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육교 이용이 힘들거나 아예 이용자체를 할 수 없었다.

육교는 관리 측면에서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대다수 육교들이 설치된지 20~30년이 지나 낡을대로 낡았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안전사고 위험성도 있다.

육교 한 곳당 1년에 최소 1천만원 이상의 유지관리비가 든다.

허정도 건축사는 "앞으로의 도시는 자동차보다 사람이 다니기 좋은 곳으로 바꿔야 한다"며 "철거 비용은 들겠지만 육교를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창원 도심 육교.
창원 도심 육교.

seaman@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