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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월드컵경기장 누적적자 66억원…건설 당시 빚도 못 갚아

송고시간2016-11-19 07:31

올해 축구경기 21경기 불과…관중수 연평균 전체 좌석의 20% 밑돌아

'돈 먹는 하마'…"철저한 조직진단, 민간위탁 등 운영주체 다각화 시급"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신축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누적 적자액이 14년간 66억여 원에 달하고 경기장 건설을 위해 국가에서 빌린 735억 원의 채무도 아직 갚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월드컵경기장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 적자운영에서 탈피하기 위한 효율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하지만, 행정의 대책은 요원하기만 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월드컵경기장 조감도
제주월드컵경기장 조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월드컵경기장은 서귀포시 법환동 13만4천122㎡의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연건축면적 7만6천302㎡, 수용인원 4만2천256명(2013년 보수공사 후 2만9천791석) 규모로 지어진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1천83억원(체육기금 285억원, 제주도 798억원)을 들여 1999년 3월 착공, 2년 10개월여만인 2001년 12월 9일 개장했다.

제주의 기생화산인 '오름'과 제주의 전통 배인 '테우'의 이미지를 본뜬 제주월드컵경기장은 해안에서 1.5㎞ 떨어져 있고 개방형으로 설계돼 어디서나 바다와 산 등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월드컵경기장으로 꼽힌다.

그러나 월드컵축구대회 당시 브라질-중국전 등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입장객이 예상을 크게 밑돌고, 월드컵 직후인 2002년 7∼8월 불어닥친 태풍으로 지붕 전체면적의 3분의 1가량(6천787㎡)의 지붕막이 잇따라 훼손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태풍에 찢긴 제주월드컵경기장 지붕
태풍에 찢긴 제주월드컵경기장 지붕

[연합뉴스 자료사진]

결국 월드컵축구대회가 개최됐음에도 불구하고 개장 첫해에 4억1천여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경기장 지붕막 보수공사로 인해 시설사용이 한동안 중단되는 악재가 겹치고 관리·운영부실 등 이유로 지난해까지 매년 수억원의 적자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서귀포시와 제주발전연구원 연구보고서, 언론보도 등 각종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에는 영화개봉관, 성문화박물관, 닥종이인형박물관 등이 잇따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서면서 9천100만원의 반짝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면 2015년까지 14년간 누적 적자액은 총 66억여원에 달한다.

연평균 4억7천여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며 이를 모두 도민의 혈세로 메우고 있다.

게다가 제주도와 서귀포시는 월드컵경기장 건설을 위해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정부로부터 빌린 735억5천만원(제주도 5건 345억5천만원·서귀포시 6건 390억원)의 채무를 1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갚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가 올해 11월 현재까지 갚은 돈은 718억5천650만원으로, 나머지 16억9천350만원은 아직 채무로 남아있다.

썰렁한 제주월드컵경기장
썰렁한 제주월드컵경기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중도 경기장을 외면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축구경기는 11월 14일 기준 21경기(총 관중수 11만96명)로 경기당 평균 5천242.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보수공사 후 줄어든 좌석 수(2만9천791석)를 고려하더라도 전체 좌석의 17.6%에 불과한 수치다.

축구경기 외 치러진 행사는 2016 감귤마라톤대회와 청소년 문화예술올림픽 등 7차례(참가인원 2만9천530명) 뿐이다.

전문가들은 빈약한 우리나라의 축구산업과 인구 65만명에 불과한 작은 제주 내수시장, 접근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월드컵을 유치하기만 하면 엄청난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검증되지 않은 행정의 오판이 경기장 신축에 따른 유지·관리의 문제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비전문가라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경기장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얻기 위한 활발한 마케팅 등 전문적인 노하우를 기대하기도 어렵고, 주기적인 인사이동은 전문성을 더욱 떨어트려 수익을 창출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근 제주발전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관리·운영 주체인 서귀포시는 철저한 조직진단을 시행하고, 향후 중장기적 과제로 제주연고축구팀(제주유나이티드FC 구단)에 위탁하거나 민간위탁을 포함한 경쟁체제로서 관리·운영주체의 다각화 검토 등 과감한 조직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빌린 채무는 해마다 분기별로 상환하고 있어 내년 4분기에는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2017년 5∼6월 예정된 FIFA U-20 월드컵코리아 대회 등 각종 축구대회 및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월드컵경기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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