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이틀간 혐의 부정할 때마다 때려 허위 자백했다"

'약촌오거리 살인' 재심 판결…강압수사·증거와 모순된 자백 인정
진범 유력 용의자 풀어준 검찰, 13년만에 다시 긴급체포


'약촌오거리 살인' 재심 판결…강압수사·증거와 모순된 자백 인정
진범 유력 용의자 풀어준 검찰, 13년만에 다시 긴급체포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제가 찌르지 않았다고 할 때마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며 맞았어요. 이틀 동안 맞다가 제가 살인범이라고 자백했죠."

16년 만에 찾은 광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16년 만에 찾은 광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던 최모(32)씨는 17일 재심 재판에서 16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최씨가 경찰·검찰 수사과정에서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했고 자백 동기나 내용도 수집된 증거들과 모순되며 진범과 관련된 새로운 증거도 나타났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사법당국이 과거 최씨의 범행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을 인정한 것이다.

16살 어린 소년이었던 최씨는 사건 당일인 2000년 8월 10일 경찰 조사에서 남성 2명이 범행 후 도망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진술했으나 며칠 뒤 돌연 자신이 피해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최씨는 같은 해 8월 12일 경찰이 천안의 친구들을 찾아가 최씨가 안 나타나면 친구들도 안 보내준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그날 밤 기차를 타고 익산역으로 내려갔다.

최씨는 "13일 새벽 익산역에 도착한 뒤 경찰이 나를 여관에 데려갔고 '네가 범인인 것 같다. 너 때문에 여러 사람 피해 보고 있으니 빨리 시인하라'고 재촉했다"고 주장했다.

약촌오거리 살인 재심 무죄 선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약촌오거리 살인 재심 무죄 선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씨는 이틀간의 경찰조사 과정에서 흉기를 휘두른 부분을 부인할 때마다 경찰관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재심 재판부는 미성년자 최씨가 익산역에서 형사들을 만나 경찰서에서 조사받을 때까지 보호자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최씨의 익산 도착 예상 시각과 경찰서 체포·인치 시각이 3시간 넘게 차이 나는 점, 가족 면회 당시 폭행과 관련된 진술이 상당수 있었던 점 등을 인정했다.

또한 뚜렷한 범행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최씨의 자백 역시 합리적이지 못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과도 없고 술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16살 최씨가 배달하다 시비가 붙은 운전기사 유모(당시 42)씨에게 '너는 어미, 아비도 없느냐'는 말을 듣고 격분해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했다는 동기부터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해자의 위치나 반응 등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진술하지 못해 직접 겪은 사실을 진술한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최씨 진술대로라면 오토바이로 돌아가 흉기를 꺼내 차로 다가올 동안 피해자는 그 장면은 정면으로 봤을 텐데 무방비로 살해당했다는 것도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범행 흉기라고 제출한 다방의 부엌칼도 최씨와 다방 관계자들의 진술이 수차례 바뀌었다.

더욱이 피해자가 10여 차례 흉기에 찔려 택시 안에 피가 상당량 흘렀음에도 최씨가 사건 당시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옷과 신발, 흉기, 오토바이 안장 등에서 아무 혈흔도 검출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이 일어났던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 7분을 전후해 최씨가 2시 5분 39초까지 휴대 통화를 한 뒤 2시 9분 11초부터 또 다른 통화를 한 점도 범행 가능성에 의문이 들게 하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씨 자백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 사실을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씨 측은 수사당국 관계자들의 사과와 검찰의 재수사 및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특히 2003년 경찰이 택시 강도 미제사건 수사 도중 살인사건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접하고 붙잡아 자백을 받았던 김모(38)씨에 대해 재수사하고 당시 검찰이 석연치 않게 수사를 마무리 한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이날 오후 경기도 모처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김모(38)씨를 긴급체포했다.

과거 김씨가 자백을 번복하고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던 검찰은 재심 과정에서 김씨를 출국 금지했다.

검찰은 "오랜 시간이 지나 흉기 등 직접 증거를 찾기 어렵지만 시신 부검결과와 목격자 진술,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김씨가 유력한 피의자로 특정돼 체포했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7 18:37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