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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별 수사 지시한 해운대 엘시티 비리사건은?

인허가 비리·특혜의혹에 정관계 로비설…이영복 부인에 수사 '답답'
이영복의 '검찰·국정원 간부들 상대 로비설'에 대검 "사실무근" 해명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의혹 사건과 관련,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연루자 엄단을 지시하면서 엘시티 비리사건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코앞에 101층 규모로 지어지는 엘시티는 인허가부터 사업 추진과정에서 숱한 비리와 특혜 의혹, 광범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엘시티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66·구속) 회장이 57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해당 인사들의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엘시티 인허가와 특혜 의혹, 비자금 조성 규모와 사용처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핵심인물인 이 회장이 횡령 혐의 일부만 인정하고 정관계 로비 의혹에 관해선 '모르쇠'로 일관해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 회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측근 정치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검찰은 이 회장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물통 입'인 이 회장이 심경 변화를 일으켜 정관계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한 로비의혹에 관해 실체를 털어놓으면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 엘시티 인허가 비리·특혜 의혹 핵심은?

엘시티 특혜 의혹의 핵심은 잦은 도시계획변경과 주거시설 허용 등 사업계획 변경, 환경영향평가 면제와 교통영향평가 부실 등이다.

먼저 당초 5만10㎡였던 엘시티 터가 6만5천934㎡로 31.8%나 늘었고, 해안 쪽 땅 52%가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중심지 미관지구였지만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일반미관지구가 됐다.

해운대 해변에 공사중인 엘시티
해운대 해변에 공사중인 엘시티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건물 높이를 60m로 묶어둔 해안경관개선지침도 엘시티 앞에선 무용지물이 됐다.

환경영향평가는 아예 이뤄지지 않았고, 교통영향평가도 단 한 번 개최해 심의를 통과했다.

오피스텔과 아파트 같은 주거시설은 불허한다는 방침도 "사업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엘시티 측의 요구에 무너져버렸다.

이것도 모자라 부산시는 온천사거리∼미포 6거리 도로(614m) 폭을 15m에서 20m로 넓히는 공사를, 해운대구는 달맞이길 62번길(125m) 도로 폭을 12m에서 20m로 넓혀주는 공사까지 해주기로 했다.

부산도시공사도 엘시티 터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시행사 측에 매각했고, 이 회장이 실소유주로 있는 청안건설을 주관사로 하는 컨소시엄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점에서 로비 의혹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건설업체가 손을 뗄 정도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엘시티 사업에 포스코건설이 지난해 갑자기 '책임 준공'을 전제로 시공사로 등장한 것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온다.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던 엘시티 측에 지난해 1조7천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에도 의심의 눈초리가 쏠린다.

군인공제회와 부산은행이 엘시티 측에 수천억원대 특혜대출을 해줬다는 의혹도 나왔다.

군인공제회는 2008년 5월 14일 엘시티 시행사에 3천200억원을 대여했다.

이후 대출금 이자도 받지 못했지만, 대출기한을 수차례 연장해줬으며 이것도 모자라 2011년 12월 13일 대출금을 3천450억원으로 250억원 늘려준다.

결국, 군인공제회는 결국 2014년 10월 31일 대출이자 2천379억원을 면제해주기로 하고, 대출원금에 100억원을 더한 3천550억원을 상환받았다.

엘시티 시행사는 부산은행으로부터 3천800억원을 대출받아 군인공제회 대출금을 상환했다.

부산은행은 1천800억원대 개인 채무가 있는 이 회장에게 4천억원에 가까운 돈을 담보도 없이 대출해줘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검찰은 군인공제회의 대출기한 연장과 대출원금 증액과 부산은행의 대출과정에 외압이나 특혜 의혹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영복 회장 잡았지만…로비 의혹 검찰 수사 '답답'

올해 7월 21일 엘시티 시행사와 분양대행사, 이 회장이 실소유주인 건설사 등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검찰은 최소 5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이 회장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올해 8월 8일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종적을 감춰버렸다.

수사 핵심인물인 이 회장이 잠적하면서 수사도 답보상태에 빠졌다.

검찰은 지난달 말 경찰에 이 회장 검거 협조요청을 하고 공개 수배하는 등 본격적인 압박작전에 들어가는 한편 변호인과 가족, 지인 등을통해 끊임없이 이 회장이 자수하도록 설득하는 양동작전을 펼쳤다.

구속되는 엘시티 이영복
구속되는 엘시티 이영복

이 회장은 결국 잠적 석 달여 만인 이달 10일 밤 9시 10분께 서울 모 호텔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혀 부산지검으로 압송돼 11일 오후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검거 이틀 만에 이 회장을 이틀 만에 구속하고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를 어느 정도 특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회장이 정권 실세나 유력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는지에 대한 수사는 답보상태다.

이 회장이 검찰이 내민 로비와 관련한 혐의에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데다 "로비는 전혀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하기 때문이다.

금품 로비 수사 핵심은 금품을 준 사람에게서 "누구누구에게 어떤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얼마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 회장이 계속 입을 다물어 버리면 검찰 수사가 난관에 부딪친 상황이 이어져 수사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이 로비의 귀재이면서도 입이 무겁기로 유명해 '이 회장의 입을 열게 하는 게 검찰 수사의 핵심'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 정관계 유력인사에 친박 정치인, 검찰까지…누가 로비 받았나?

부산에서는 엘시티를 둘러싼 이런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로 부산의 전·현직 국회의원, 부산시청과 해운대구청의 전·현직 고위관료, 법조계 인사, 엘시티 PF를 주도한 당시 금융권 인사 등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부산지역 전 국회의원이자 청와대 핵심요직을 지낸 정치인이 거명된다.

이 회장과 수십 년간 친분을 쌓아 온 인물로, 이 회장이 아지트인 서울 강남 룸살롱에서 자주 목격됐다고 전해진다.

이 회장은 올해 7월 검찰이 엘시티 비리사건 수사를 시작하자, 해당 인사에게 구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으로 이 회장과 두터운 친분이 있고 엘시티 인허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 현역 국회의원과 전·현직 자치단체장, 비박계 부산 국회의원 등도 거명된다.

국민의 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인이 엘시티 비리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있다고 밝히면서 친박 정치인 2∼3명의 실명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 정치인은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시공사에 참여하거나, 부산은행을 주간사로 16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대주단이 엘시티 시행사에 1조7천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이뤄지도록 개입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 간부들이 이 회장으로부터 고급술집에서 로비를 받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올해 4월께 엘시티 사건을 내사하는 부산지검 동부지청 고위 간부들과 국가정보원 간부 등이 해운대 식당과 고급 술집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술이 포함된 접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날 로비가 이 회장의 잠적과 3개월간의 도피, 엘시티 사건이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부산지검으로 재배당되는 데 영향을 준 것 아닌가 하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대검찰청은 "검찰 관계자가 이씨로부터 향응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어 진위를 확인한 결과 근거가 없었고, 이씨에게도 확인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산지검 특수부 투입으로 수사팀을 확대 개편한 것은 엘시티 사건 수사 범위가 방대하고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운대 엘시티 조감도
해운대 엘시티 조감도

이밖에 야권 정치인 2∼3명도 이 회장에게서 금품 로비를 받았다는 얘기가 돌고 있지만,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 것은 없는 형편이다.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옛 한국콘도, 옛 국방부 땅 등을 포함한 미포지구 6만5천934㎡의 터에 101층 랜드마크타워 1개 동(높이 411.6m)과 85층 주거 타워 2개 동(A동 높이 339.1m, B동 높이 333.1m) 규모로 건설된다.

주거타운은 모두 88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144.25∼244.61㎡로 평균 분양가가 3.3㎡당 2천700만원이며, 펜트하우스 2채는 3.3㎡당7천200만원이었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지난해 10월 착공했으며 2019년 11월 말 완공 예정이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대해 부산지검 측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엘시티 인허가, 특혜와 정관계 로비 의혹 등에 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혐의를 의심할 만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단서가 확인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osh998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6 18: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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