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슈틸리케호 지켜낸 구자철의 '왼발 역전결승골'(종합)
송고시간2016-11-15 23:17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한국-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후반전. 한국 구자철이 역전골을 성공 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16.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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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극적인 왼발 슈팅이 침몰 위기에 빠진 슈틸리케호를 지켜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40분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트려 2-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말 그대로 '기적의 득점'이었다.
슈틸리케호는 최종예선 4차전까지 승점 7에 그치며 이란(승점 10),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이어 A조 3위에 그치며 본선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이 때문에 이날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에게는 '오직 승리'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주어졌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날 4-1-4-1 전술을 들고나오면서 구자철에게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줬다.
구자철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선 이정협(울산)의 뒤를 받치며 2선에서 공격 지원을 맡았지만 전반 25분 수비 실수로 먼저 실점하면서 역할이 바뀌었다.
전방에 공격진이 5명이 포진되고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 혼자서 중원에서 볼 배급을 맡다 보니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끌어내려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테 역할을 맡도록 했다.
구자철은 공격에 가담하기보다는 후방에서 기성용과 함께 중원을 지키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전반을 0-1로 마친 한국은 후반 22분 남태희(레퀴야)의 헤딩 동점골을 앞세워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공세를 이어갔지만 우즈베키스탄의 탄탄한 수비벽은 쉽게 뚫리지 않았다.
후반전도 막바지로 달려가는 순간 구자철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후반 40분 후방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김신욱(전북)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구자철에게 패스했다.
볼을 받은 구자철은 반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골그물을 철썩이며 귀중한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월드컵 본선 티켓의 마지노선인 조 2위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구자철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지난 9월 1일 중국과 최종예선 1차전(3-2승)에서도 결승골을 담당했던 구자철은 팀의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또다시 결승골을 책임지며 '슈틸리케호의 해결사'로 확실히 이름값을 했다.
구자철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부담을 이겨낸 경기여서 값지고 보람이 있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전반전이 끝나고 기성용과 함께 더블 볼란테를 맡으면서 롱볼 말고 패스로 풀어가자는 전술 지시를 받았다"며 "김신욱(전북)이 교체돼 들어오면서 홍철(수원)이 크로스를 올리기로 했으니 패스를 받으라고 얘기했다. 사실 최전방으로 올라갈 생각이 없었는데 김신욱의 말에 확신했고 득점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구자철은 "최종예선 5경기를 치르면서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며 "패배할 때는 고비를 이겨내지 못해 나쁜 결과를 자초했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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