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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타고 4시간 만에 도착…법원 찾은 농부의 사연은

법원에 황소 타고 온 농부
법원에 황소 타고 온 농부

(수원=연합뉴스) 최종호 류수현 기자 =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수원지법 정문에 몸길이 2m가량의 다 자란 황소 2마리가 들어섰다.

주인을 등에 태우고 온 암소는 수원지법 민원실 앞 야외 쉼터에서 낮잠을 즐기며, 수소는 쉼터 주변 풀을 뜯으며 한가로이 주인을 기다렸다.

법원을 찾은 시민들은 "판·검사들에게 소처럼 묵묵히 자기 일을 하라는 메시지 아니냐", "소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는 어느 농부가 법원에 볼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데려온 것 같다"는 등 저마다의 해석을 내놓으며 쉽게 볼 수 없는 구경거리를 즐겼다.

소 주인 정면채(56)씨가 소를 타고 법원을 찾은 사연은 1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농업인이자 불교 신자인 정씨는 경기도 화성 용주사 성월스님이 일부 스님·신자와 내홍을 빚던 끝에 용주사 주지로 임명된 데 대해 항의하고자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에 소 3마리를 풀어놓은 뒤 학교 측으로부터 나가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가 퇴거불응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지난달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판결문을 받고자 이날 법원을 찾았다.

정씨는 인근 영통구 하광교동 자택에서 오전 9시 30분께 출발해 오후 1시 40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5.4㎞, 차로 2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가는 데 소를 타고 4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는 "유죄 판결에 대한 항의의 의미를 포함해 쌀값이 계속 떨어지는 등 열악한 농업 환경에 대한 고발과 관심 유도, 수원시에서 추진하는 생태교통의 진정한 실천 등을 위해 소를 타고 왔다"고 설명했다.

수원지법 내규에는 소를 비롯한 동물의 청사 출입 제한에 관한 규정은 없다.

다만, 청내 교통을 방해하거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경우 퇴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데 법원 측은 이에 해당하는 경우는 아니라고 판단,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정씨는 "유죄가 확정되면 벌금을 내지 않고 노역을 할 생각인데 노역장에 갈 때도 소를 타고 가겠다"고 말했다.

zorb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1/15 17: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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