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연합시론> 제1야당의 신뢰 흠낸 영수회담 제안 철회 해프닝(종합)

송고시간2016-11-14 23:13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간의 회담 추진이 12시간 만에 백지화됐다. 추 대표가 14일 아침 전격적 제안을 하고 청와대가 수용함으로써 추진됐던 회담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빚어진 현 시국의 향배를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현 시점에서 양자회담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며, 야권 공조를 깨트리는 만큼 참석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당내 다수 의원의 반대에 따라 끝내 무산됐다.

사실 회담이 열리더라도 실질적 소득이 있을지는 불투명했었다. 국회 추천 총리에게로의 전권 이양과 박 대통령 2선 후퇴를 요구하던 민주당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공식 당론을 변경하면서 전망은 더욱 회의적이었다. 게다가 다른 야당과의 사전 협의는 물론 당내 폭넓은 의견수렴 없이 나온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새로운 논란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컸다. 빈손 회담으로 끝날 것이라면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게 낫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왕 시간과 장소까지 정해진 상황이라면 15일 회담을 열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게 나았다. 박 대통령의 2선 후퇴 및 거국중립내각 출범은 물론 즉각 하야, 탄핵, 단계적 퇴진 등 온갖 시나리오들이 정치권 안팎에서 거론되는 혼미한 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질서있는 수습'을 위한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박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복안을 밝히지 않는다면 야당 대표가 직접 강하게 압박하고 설득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일단 사라졌다.

추 대표의 회담 제안과 철회 해프닝은 현 시국에 대처하는 제1야당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한다. 민주당은 최순실 파문 수습책과 관련해 이미 여러 차례 말을 바꿔 논란을 일으켰다. 경위야 어떻든 이번 일로 추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받게 됐다. 여소야대 정치지형 속에서 혼미한 시국을 수습할 거대 야당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나마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에 대한 별도 특별검사법안에 여야가 합의하는 등 '실종된 정치'가 일부 복원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박 대통령의 거취가 어떻게 결론 나더라도 '국회 추천 총리'는 향후 정국 안정의 핵심적 요소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거국내각 구성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을 야당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 정치권은 분노한 민심을 다독이며 책임 있고 질서 있게 혼란에서 벗어날 방안 마련에 이제라도 머리를 맞대야 한다.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