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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터미널 울타리 열어 환적화물 수송…문제는 비용

송고시간2016-11-16 07:00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동북아시아의 환적 중심항인 부산신항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20피트짜리 기준으로 연간 750만개가 넘는 환적화물을 처리하는 컨테이너 터미널 5곳과 다목적부두 1곳의 운영사가 모두 달라 울타리로 서로 단절돼 있다.

이 때문에 한 터미널에 접안한 선박에서 내린 환적화물을 바로 옆에 있는 터미널로 옮겨 다른 배에 싣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

애초 내린 터미널에서 트레일러에 실어서 정문 밖으로 나가 외부도로를 거쳐 다른 터미널로 가야 한다.

울타리가 없다면 부두 내에서 움직이는 야드 트랙터로 금방 옮길 수 있는 화물을 일단 장치장에 쌓았다가 트레일러로 옮기느라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생긴다.

하늘에서 본 부산 신항
하늘에서 본 부산 신항

이런 터미널 간 수송비용은 선사들이 부담해야 한다.

신항을 이용하는 선사들은 "싱가포르나 중국항만에서는 터미널 간 수송비를 받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일부 선사는 "부산항 기항을 재고할 수 있다"는 엄포성 발언까지 마다치 않는다.

부산항만공사가 신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우선 1단계로 이달 중에 북컨테이너부두와 남컨테이너부두 사이에 있는 다목적부두의 울타리를 열어서 마주 보는 1부두(PNIT)와 4부두(HPNT)를 오가는 환적화물이 외부도로를 거치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한다.

이어 다음 달 중에는 다른 인접한 터미널 사이의 울타리도 열어서 환적화물이 부두 내에서 이동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80만개(20피트 기준)에 이르는 터미널 간 이동 환적화물 가운데 46만5천개(58%)가 외부도로를 거치지 않고 부두 내에서 수송될 것으로 항만공사는 예상한다.

인접하지 않는 터미널 사이를 이동해야 하는 환적화물은 지금처럼 트레일러로 외부도로를 이용해 수송할 방침이다.

항만공사는 환적화물 수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배차 시스템을 구축해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환적화물의 부두 간 이동이 지금보다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항만공사는 인접 부두 간을 오가는 환적화물은 터미널 운영사들이 야드 트랙터로 수송하고, 떨어진 터미널 간 운송에는 일반 트레일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 하는 것이다.

부두 내 수송을 통해 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선사들로선 계속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면 큰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인접 부두로 환적화물을 옮기는 터미널 운영사들은 장비와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데 그 돈을 자신들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트레일러 운송사들이 공짜로 옮겨줄 리도 없다.

결국, 선사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환적화물 이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항만공사가 모든 비용을 떠안는 길밖에 없다.

신항의 터미널 간을 이동하는 환적화물 수송비는 연간 180억원가량 들 것으로 추산된다.

신항의 환적화물 수송비를 전액 지원하면 북항을 이용하는 선사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항까지 지원을 확대하면 항만공사의 부담은 더 늘어나야 한다.

이 같은 환적화물 수송비 지원은 한진해운 사태로 말미암은 환적화물 이탈을 막고자 하는 고육지책의 성격도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이후 부산항의 환적화물은 지난해보다 5% 가까이 줄었고, 그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사들이 부산을 계속 환적거점으로 이용하도록 붙잡아두려면 비용을 줄여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산항의 하역료가 세계 다른 항만에 비해 낮은 상태인데 매년 200억원에 가까운 수송비를 선사들을 위해 지원하면 물량은 늘지 몰라도 점점 실속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항만공사 관계자는 "신항 전체를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환적화물 수송 문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항 전체가 하나의 터미널이라면 그 안에서 이동하는 화물에 대해서는 선사로부터 따로 수송비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기업인 항만공사가 수익을 양보하더라도 선사들의 물량을 더 유치하면 결과적으로 터미널 운영사와 각종 항만서비스업체의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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