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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재조명하다…'AI와 휴머니티'展

송고시간2016-11-14 15:08

아트센터 나비, AI 접목 창작품 15점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감정 없는 기계가 인간의 가치 판단을 대신하도록 만들 것인가, 혹은 그 대안을 마련할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가 지금 세기에서 반드시 다뤄야 할 이슈입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을 활용한 예술작품을 통해 창의성과 직관, 감정 등 인간의 고유성에 대해 질문하고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15일 개막한다.

아트센터 나비가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 AI와 휴머니티'라는 이름으로 마련한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싯 아그라왈, 모리스 베나윤, 신승백, 김용훈, 양민하 등 국내외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 다양한 창작자들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모두 AI를 활용해 만든 작품이다.

1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인간과 AI와의 관계를 부모와 아이에 빗대어 이번 전시가 추구하는 바를 설명했다.

노 관장은 "AI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아기(Baby)"라며 "AI가 엄청난 능력을 지녔지만, 홀로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옳고 그름에 대한 사리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아기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AI라는 아기에게 좋은 양식(데이터)을 주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관찰하고 윤리교육을 해야 한다"며 "AI에게는 아직도 인간이 필요하고 앞으로 더 인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노 관장은 "비단 예술뿐 아니라 인문,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기술이 협력해야 한다는 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내린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글의 AI 이미지 소프트웨어인 딥 드림(Deep Dream)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컴퓨터와 인간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과학철학자들이 저술한 30만 개 문장을 학습한 기계가 기술에 대한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양민하의 학습 알고리즘 작업 '해체된 사유와 나열된 언어' 등이 첫선을 보인다.

단순히 첨단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작품을 선보이는 수준을 넘어 전시작품들은 인간성과 사회에 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를테면 미디어 아티스트 신승백·김용훈 작가는 '동물 분류기'를 통해 AI 연구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분류'의 자의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동물 분류기'는 아르헨티나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에세이 '존 윌킨스의 분석적 언어'에서 '중국의 어떤 백과사전'에 쓰여 있다는 독특한 동물 분류법 14가지를 이용해 제작됐다.

'황제의 소유인 것', '방부처리 된 것', '상상의 것' 등 분류 기준에 따라 AI '동물 분류기'는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의 10만 개 동물 이미지를 14개의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 작업물은 '분류의 행위 중 자의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는 보르헤스의 주장과 맞물려 인간의 모호한 세계 인식과 AI 기술이 풀어야 할 난제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또 프랑스의 뉴미디어아트 선구자 모리스 베나윤이 토비아스 클랭, 장 밥티스트 바리에와 함께 작업한 '브레인 팩토리'는 인간의 추상적 '감정'을 마치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관객이 의자에 앉아 사랑, 욕망, 고통 등 감정이나 의식과 연관된 단어들을 응시하면 뇌파를 측정하는 헤드셋으로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어 뇌파 데이터는 3차원 형태로 변환되고 3D 프린터로 출력된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데이터로 변환·시각화하는 일련의 과정은 인공지능 시대에 감정의 본연성과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노 관장은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되레 '어떻게 사는 게 인간적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AI 연구와 관련해 아트센터 나비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IBM 왓슨(Watson)의 알만도 아리스멘디 부사장은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이번 전시에 대해 "AI 기술을 가지고 예술작업을 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흔하지 않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가 처음 등장했을 때 예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듯이 이 같은 실험들이 예술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결국 달리의 작품이 예술로 받아들여졌듯 이번 전시도 미술사에서 중요한 전시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와 더불어 아트센터 나비는 16일 서울시 중구 장충동 타작마당에서 뉴미디어 아티스트이자 공학자인 골란 레빈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교수를 초청해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kihun@yna.co.kr

전시 설명하는 노소영 관장
전시 설명하는 노소영 관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위치한 전시관에서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AI와 휴머니티'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6.11.14
hama@yna.co.kr

'AI와 휴머니티'에 대하여
'AI와 휴머니티'에 대하여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위치한 전시관에서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AI와 휴머니티'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6.11.14
hama@yna.co.kr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아트센터 나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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