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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주지사' 처벌 요구 시위에 인도네시아 정국불안 고조

송고시간2016-11-14 14:54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국계 기독교도 주지사의 신성 모독죄 처벌을 요구하는 이슬람 세력의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인도네시아의 정국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인도네시아 경찰에 따르면 이슬람수호전선(FPI) 등 강경 이슬람 단체들은 최근 자카르타에서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자카르타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달 25일 두 번째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

무슬림이 아닌 아혹 주지사가 최근 대중 연설 중 이슬람 경전인 코란 구절을 직접 인용해 신성모독을 저질렀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FPI 등의 주도로 지난 4일 열린 첫 번째 집회에는 15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충돌하면서 최루가스에 질식한 시위대 1명이 숨지고 1백여 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슬람 근본주의가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과 아혹 주지사로 대표되는 신진 개혁세력에 대한 기성 정치권의 반격을 보다 근본적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아쥬마르디 아즈라 전 국립이슬람대 총장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는 온전히 정치적이었다. 그들은 신성모독 문제를 빌미 삼아 조코위 대통령에 도전하고 압박을 가했다"고 말했다.

빈민가 출신으로 중앙 정치무대에 기반이 없는 조코위 대통령이 독자적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데 위기감을 느낀 기성 정치권이 무슬림 강경파들을 배후조종해 그의 정치적 동반자인 아혹 주지사를 낙마시키려 했다는 분석이다.

아즈라 전 총장은 "이들의 최종 목표는 2020년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재선을 저지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에서는 아혹 현 주지사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의 아들 아구스 하리무트리 유도요노, 야당인 대인도네시아운동당의 지원을 받는 아니에스 바스웨단 전 고등교육부장관 등 3명이 격돌할 전망이다.

이 중 아구스 후보 측은 자신을 지지하는 무슬림 정당과 단체를 통해 '반(反) 아혹' 시위를 조장한 의혹을 받고 있다. 대인도네시아운동당은 조코위 대통령이 신성 모독죄를 범한 아혹 주지사를 감싸 무슬림을 모욕했다고 주장해 왔다.

조코위 대통령은 13일 주요 이슬람 정당 지도부를 잇달아 만나 "국가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올해 3월 59%에 달했던 아혹 주지사의 지지율은 11월 현재 25%까지 추락했다.

지난 4일 저녁 바수키 치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며 자카르타 시내에 몰려든 무슬림 시위대가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 4일 저녁 바수키 치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의 처벌을 요구하며 자카르타 시내에 몰려든 무슬림 시위대가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 7일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인 바수키 치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가 경찰 조사를 받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지난 7일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인 바수키 치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지사가 경찰 조사를 받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PA=연합뉴스자료사진]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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