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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리협약 탈퇴, 갹출금 삭감?"…협약 추진동력 상실 우려

송고시간2016-11-14 10:39

협약 안 지켜도 벌칙 없고 미 갹출금 삭감 시 개도국 대책 추진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지구온난화를 날조라고 주장해온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온난화 방지의 국제적 합의인 '파리협약'이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협약 탈퇴론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협약에 잔류하더라도 약속한 갹출금을 삭감하기만 해도 개발도상국의 온난화 방지대책 추진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4일 NHK에 따르면 모로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2)에 참석 중인 각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이 맡아온 지구온난화 관련 국제협의의 견인 역이 없어져 온난화 대책 추진 및 협의가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과학특사인 대니얼 카멘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2014년 미·중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온난화 방지에 협력하기로 합의하지 않았더라면 파리협약이 발효되지도 못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앞으로 고립주의 정책을 취하면 세계 전체의 온난화 대책추진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난화 대책 관련 국제협상에 밝은 다카무라 유카리 일본 나고야대학 교수는 "트럼프가 취임하면 그동안 국제협상에서 미국이 맡아온 리더십이 없어지게 돼 그 공백을 어느 나라가 메울지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고 있는 COP22[EPA=연합뉴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고 있는 COP22[EPA=연합뉴스]

특히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기업경쟁력연구소(CEI)의 마이런 에벨 소장이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환경청(EPA) 업무 인수팀장으로 임명된 것이 관계자들의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변화한다는 이론을 뼛속 깊이 부정한다고 공공연하게 말하며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해온 친기업 인사다. 석탄 업계의 재정지원을 받는 그의 연구소는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환경정책인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을 대놓고 비판해왔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산업계를 지지기반으로 하는 미국 공화당 내에는 지구온난화와 온실가스의 과학적 관련성에 대해 회의론자가 많다고 지적, 파리협약은 비준국이 4년간은 탈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지배하는 미국 의회가 '탈퇴'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연합(EU)의 한 관계자는 "파리협약은 참가국이 온실가스 삭감목표를 지키지 않더라도 벌칙이 없기 때문에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 정권이 설정한 목표를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협약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이 개발도상국의 온난화 대책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내기로 했던 갹출금을 삭감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100억 달러 규모로 조성키로 한 '녹색기후기금'에 회원국 중 가장 많은 30억 달러를 내기로 돼 있으나 트럼프는 갹출금을 줄이겠다고 밝혔었다.

에티오피아 정부 대표단 관계자는 "온난화 대책을 추진하려면 자금과 기술 면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없어지면 우리는 배출가스 삭감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팔라우 정부 대표단 관계자는 "해발이 낮은 섬나라의 미래는 미국처럼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하는 국가에 달려있다"고 말해 미국이 도서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함께 파리협약 조기 발효를 주도해온 중국 대표단 관계자는 "차기 미국 정부의 협약 탈퇴 여부는 두고 봐야겠지만 중국은 스스로 제시한 삭감목표를 토대로 국제합의에 건설적으로 참가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이 어떻게 나올지에 관계없이 온난화 방지대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은 미국이 탈퇴하더라도 각국과 연대해 온난화 방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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