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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없는 독재자 마르코스 가족…"아버지 죄 인정 기대말라"

송고시간2016-11-14 09:54

피해자·인권단체, 마르코스 '영웅묘지' 이장 반대 시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딸 이미는 지난 12일 61세 생일을 맞아 "대법원 판결이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고 기뻐했다.

지난 8일 마르코스 시신의 국립 '영웅묘지' 안장을 허용한 대법원 판결을 두고 한 말이다.

마르코스 가족들이 마르코스 독재 치하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과 없이 용서와 화해를 주문하자 "마르코스는 영웅이 아니다"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마르코스 영웅묘지 안장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르코스 영웅묘지 안장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14일 필리핀 ABS-CBN, GMA 방송 등에 따르면 마르코스의 고향 일로코스 노르테주 주지사인 이미는 "마침내 맏이로서 내 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됐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이미는 마르코스 계엄 시절 누구도 다치게 할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용서해 달라고 다시 한 번 요청했다.

또 마르코스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실수를 했지만, 인간으로서 부득이한 일이었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이미는 인권탄압을 비롯한 아버지의 범죄 행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마르코스 계엄 당시 희생자들에게 자신의 가족들이 아버지의 죄를 인정하기를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마르코스의 아들인 마르코스 주니어 전 상원의원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과거 상처 치유와 국가 통합을 역설했다.

8일 필리핀 대법원의 마르코스 영웅묘지 안장 허용 판결에 기뻐하는 마르코스 딸 이미(가운데)[AFP=연합뉴스 자료사진]

8일 필리핀 대법원의 마르코스 영웅묘지 안장 허용 판결에 기뻐하는 마르코스 딸 이미(가운데)[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르코스의 영웅묘지 안장을 승인한 자신의 결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며 이에 반대하는 시위는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는 마닐라에서 인권단체 회원들과 대학생, 변호사 시험 응시생 등이 대법원 판결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연내 마르코스의 영웅묘지 이장이 추진되고 있어 이를 반대하는 시위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르코스는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1972년 계엄령을 선포했다. 계엄령하에서 고문과 살해 등으로 수만 명이 피해를 봤다. 그와 가족들이 부정 축재한 재산은 100억 달러(11조6천7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르코스는 1986년 '피플파워'로 불리는 민중봉기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그의 시신은 현재 고향 마을에 안치돼 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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