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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몰도바에 親러 대통령…"동유럽서 러 영향력 확대"(종합)

송고시간2016-11-14 18:09

정치신인 라데프 '반이민' 내세워 표심 얻어…몰도바 라돈 "대러 관계 회복" 공약 주효

'친서방' 불가리아 총리 사퇴, 조기총선 정국으로

(모스크바·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하채림 특파원 김보경 기자 = 13일(현지시간) 불가리아와 몰도바에서 치러진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친(親) 러시아 성향 후보들이 나란히 당선됐다.

이로써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른 대선 결선투표에서 무소속 루멘 라데프(53) 후보가 59.4% 지지율로 당선됐다고 14일 밝혔다.

집권당 유럽발전시민당(GERB)의 체츠카 차체바(58·여) 후보는 36.2% 득표에 그쳤다.

공군 사령관 출신으로 정치경력이 없는 라데프 후보는 반이민과 친러 정책을 내세워 표심을 얻었다. 야당 사회당도 라데프를 공식 지지했다.

라데프는 당선이 확실해진 후 연설에서 "유럽연합(EU)과 긴밀히 협의해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모색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라데프는 유세 기간 인터뷰에서 "우리의 정치적 미래는 EU"라며, EU와 나토를 탈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집권당 GERB를 이끄는 보이코 보리소프 총리는 라데프 당선 결과에 "대통령 선거 결과는 연정이 과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명백히 드러냈다"면서 사임했다.

이에 따라 불가리아는 조기총선 정국으로 접어들게 됐다.

몰도바에서도 러시아와 관계 회복을 주장해온 '사회주의자당'의 이고리 도돈(41) 후보가 승리했다.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도돈 후보는 52.6%를 득표, 47.3%를 얻은 친서방 성향의 '행동과 연대당' 후보 마이야 산두(44·여)를 눌렀다.

도돈은 대선 승리가 확실해진 뒤 선거운동본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은 지난 7년간의 친서방 연정 통치와 가난, 부패, 불법에 지쳤다"면서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몰도바가 강하고 번영하기를 바라며 서방은 물론 동방(러시아)과도 협력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당선되면 가장 먼저 러시아를 방문해 경제·사회·정치적 협력에 관한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0년대 후반 경제담당 부총리를 지낸 바 있는 그는 2014년 몰도바가 EU와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서 급격히 위축된 대러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라데프는 내년 1월에, 도돈은 내년 3월에 취임해 각각 5년과 4년 재임한다.

불가리아와 몰도바는 구 소련 붕괴 후 EU로 기울었지만, 이번 대선 결과 러시아 쪽으로 급선회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WSJ은 "러시아가 동유럽에서 두 동맹국을 얻었다"며 "소련 붕괴 후 동유럽을 재편했던 EU라는 결속제에 점점 틈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불가리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루멘 라데프 후보 [EPA=연합뉴스]
불가리아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루멘 라데프 후보 [EPA=연합뉴스]

몰도바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고리 도돈 후보 [EPA=연합뉴스]
몰도바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고리 도돈 후보 [EPA=연합뉴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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