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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정부-반군 새 평화협정, 52년 내전 이번엔 끝낼까

송고시간2016-11-14 03:31

기존 협정 국민투표 부결 이후 피해자보상, 마약거래 처벌, 재판소 운영 등 개정안

"FARC 정치 참여 불허하고 수감하라"는 반대파 주장 반영 안돼 '불씨' 여전

(보고타=연합뉴스) 김지헌 특파원 =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가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던 평화협정의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협정의 이행과 50년 넘게 이어진 내전의 종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전날 체결 사실을 발표한 새 평화협정은 내전 피해자 보상, FARC의 마약 거래 처벌, 특별 평화 재판소 운영 등의 내용을 담았다.

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새 평화협정이 발표된 후 콜롬비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를 자축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새 평화협정이 발표된 후 콜롬비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시민들이 이를 자축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FARC는 보유한 전체 자산 목록을 제출해야 하고 이는 피해자 보상에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약 거래 혐의를 받는 내전 당사자에 대한 사건은 콜롬비아 형법에 의거해 다뤄지며 고등법원에서 심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FARC는 마약 거래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또 외국인이 옵서버로 활동하는 특별 평화 재판소가 설치돼 내전 중 있었던 범죄 행위를 재판한다. 특별 재판소의 활동 기간은 10년으로 제한되며 모든 조사는 첫 2년 안에 개시돼야 한다.

2011년 11월 쿠바 아바나에서 평화협상을 시작한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3년 9개월 간의 협상 끝에 지난 9월 26일 평화협정 서명식을 치렀지만, 10월 2일 있었던 국민투표에서 협정은 5만여 표 차이로 부결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새 협정은 더 나은 협정"이라며 "우리는 57가지 주제 중 56가지를 조정하고 변경했다. 우리는 더 깊고 폭넓은 평화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ARC 측 최고 협상 책임자 이반 마르케스는 "이제 새 협정에 필요한 일은 발효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산토스 대통령의 발언에서 보듯 한 가지 주제가 여전히 평화 과정의 불씨로 남을 전망이다.

산토스 대통령은 "심각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반군 지도부가 공직에 나설 수 없도록 하자던 기존 협정 반대파의 제안은 새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또 전쟁 범죄를 저지른 FARC 조직원이 자수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할 경우 수감되지 않도록 한 조항 역시 유지됐다고 시사하면서도 "그들의 자유에 대한 효율적인 제한과 관련한 조항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협정은 FARC 지도부가 전쟁 범죄를 자수하면 처벌을 면하도록 하는 동시에 FARC에 2026년까지 의석 10석을 보장하고 공직에도 자유로이 출마할 수 있도록 했다.

알바로 우리베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이끄는 기존 협정 반대파는 이를 두고 전쟁 범죄자들에게 너무 관대하다는 주장을 펼쳐 협정의 국민투표 부결을 끌어냈다.

산토스는 체결 발표 직후 연설에서 "협상단이 진전을 보지 못한 한 가지 주제는 반군 지도부가 공직에 출마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반대파의 주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는 FARC에 의석을 할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FARC는 선거에 나서야 한다. 그들은 정부 내 직위를 (자동으로) 가지지 않을 것이지만 선출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 협정은 특별 재판소에서 실형을 언도받은 FARC 조직원이 특정 지역 내에 머무르면서 생활 규제와 노동 지시를 받도록 할 것"이라며 '대안적 처벌'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토스 대통령은 "대안 형기를 마친 FARC 지도부가 공직에 나설 수 없도록 하라는 기존 협정 반대파의 제안은 FARC와 논의하지 않았다"며 "세상 모든 평화협상에서 반군이 무기를 내려놓으면 합법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이유를 콜롬비아인들이 이해해야 한다. 우리와 FARC의 협상도 예외가 아니며 예외일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새 협정 체결 발표 이전 산토스 대통령과 회동한 우리베 전 대통령이 "새 협정 이행 이전에 내용을 검토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FARC의 정치 참여 허용 등에 대한 논쟁이 예상된다.

국민투표를 다시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새 협정을 발표하면서 정부와 FARC는 새 협정을 국민투표에 부칠 것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국민투표 없이 의회 입법을 통한 새 협정을 이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기존 협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돼 재협상이 있었던 이상 국민투표를 회피했다가는 새 협정의 정통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콜롬비아의 평화협상을 지지해 온 미국은 환영 입장을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52년의 전쟁 이후 어떤 평화협정도 모든 사람을 모든 부분에서 만족하게 할 수는 없지만, 이 협정은 평화로 가는 콜롬비아의 여정에 중요한 전진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콜롬비아 정부와 협력해 최종 평화협정의 완전한 이행을 지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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