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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도와준 '한국엄마' 찾아온 방글라데시 여성

송고시간2016-11-14 07:11

월드비전 통해 자신 후원한 송문순씨 만나 '감격의 눈물'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7살 코흘리개 때부터 무려 16년 동안 한국인 여성의 도움을 받아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난 방글라데시인이 한국을 찾아 자신의 엄마와 같은 오랜 후원자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14일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인 무수미 보스(25·여)씨는 1998년부터 이 단체를 통해 한국인 송문수(47·여)씨의 후원을 받았다. 후원은 보스씨가 22살까지 16년간 이어졌다.

2013년 후원이 중단되면서 둘 사이의 인연은 자연스레 끊어졌다. 어차피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다.

하지만 보스씨는 자신의 후원자를 잊지 않았다. 마침 월드비전이 '후원감사의 밤' 행사를 열면서 자신을 초청했고 한국에 올 수 있었다.

물론 송씨는 모르는 일이었다. 송씨는 자신이 도움을 건넨 보스씨가 온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행사에 참석했다.

송씨가 후원 소감을 발표하는 등 행사가 무르익을 무렵, 보스씨가 행사장에 깜짝 등장했다. 둘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다. 둘은 부둥켜안고 말없이 울기만 했다.

보스씨는 눈물을 훔치며 송씨에게 "엄마를 만난 것처럼 너무 행복하다. 후원자님 덕분에 7살부터 학교에 다닐 수 있었고, 지금은 대학원생이 됐다"며 말했다.

무수미 보스씨와 송문수씨 [월드비전 제공]
무수미 보스씨와 송문수씨 [월드비전 제공]

송씨가 보스씨와 인연이 닿은 것은 1998년 결혼을 하면서 남편과 빈곤에 시달리는 해외 아동을 후원하자고 약속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월드비전에 접촉해 아동후원카드를 받아본 송씨는 그때부터 보스씨를 딸이라 여겼다. 매년 오는 후원카드에는 보스씨가 아이에서 숙녀로 자라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때 남편이 실직하면서 얼마 안 되는 후원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적이 있었지만 송씨는 "아무리 어려워도 딸을 포기하는 엄마는 없다"는 생각에 후원을 중단하지 않았다.

특히 보스씨가 보내는 편지와 크리스마스카드가 도착할 때면 '방글라데시에서 큰딸이 잘 크고 있어 오히려 감사하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송씨는 "직접 낳은 딸이 2명 있는데도 먼 외국에 딸이 한 명 더 있는 것처럼 느꼈다"며 "평생 못 볼 줄 알았는데 만나게 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밤을 보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수미가 번듯한 성인으로 자라준 것만으로 고맙다. 후원을 하면서 나도 큰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며 "무수미가 후원을 받았다는 마음의 빚을 털어내고 따뜻한 사랑을 다른 이에게 베풀면 좋겠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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