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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체제 단순 찬양 '은둔형 외톨이' 블로거, 국보법 위반 무죄(종합)

송고시간2016-11-14 10:51

법원 "학문적 분석을 통한 의견개진은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인터넷에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글을 200여 차례나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블로거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남현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황모(6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청년 시절 독일 유학 생활을 했으나 일정한 직업 없이 고시원에서 '은둔형 외톨이'처럼 살며 온종일 인터넷만 하던 황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강모(60)씨의 글에 심취해 2009년 6월부터 이적표현물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강씨는 인터넷에 북한 찬양 글을 올린 혐의로 2014년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위대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라고 외치는 등 법정에서 10여 차례 소란을 피운 바 있다. 황씨는 "나는 강씨에게서 북한의 참된 실상을 배웠으며 강씨의 제자다"라고 진술했다.

황씨는 카페와 블로그에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만 하면 미국은 까무러쳐서 거의 초주검이 될 정도로 기겁합니다', '미국이나 남한은 북한에 대한 공격수단이 전무하군요' 등 글을 썼다.

검찰은 황씨의 글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국론분열 및 한·미 이간을 획책하며 북한의 대남선전선동을 지지하는 내용"이라며 지난해 11월까지 이적표현물 207건을 직접 작성하거나 다른 곳에서 퍼와 게시판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그러나 법원은 황씨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봤다.

남 판사는 "황씨는 이적단체에 가입했거나 북한과 관련해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며 카페나 블로그의 운영자, 방문자들과 만나서 논의하는 등 대외적인 활동을 한 적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히 북한의 정치·경제 등 사회 전반에 대하여 직·간접적 경험 또는 학문적 분석을 통한 의견을 개진한다거나, 반미자주, 한미동맹 철폐, 주한미군 철수, 연합·연방제 통일 등에 관해 논의하는 것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황씨가 게시한 글의 주된 내용이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거나 북한을 미화, 옹호하는 내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이적 목적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항소했다.

[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TV 캡처]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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